'폭력성은 빼고' 백골단 정신만 계승하겠다는 21세기 반공청년단

장영락 기자I 2025.01.13 15:55:20

반공청년단 김정현 단장, ''백골단'' 명칭 유지 결정
1952년 이승만 계엄엔 "불가피한 조치"
군부 시기 경찰 사복 체포조 폭력에도 "덮어두고 비난 안돼"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우익 테러, 관제 폭력의 상징인 ‘백골단’ 명칭을 써 논란이 된 반공청년단 백골단이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찾은 반공청년단. MBC캡처
김정현 반공청년단 단장은 13일 성명을 내 “고심 끝에 반공청년단 예하 조직인 백골단의 이름을 유지한 채 활동을 계속 이어가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씨는 “백골의 정신은 감추고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 아니라 자랑스러워하고 계승해야 할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이 반공청년단 지도부의 결론”이라며 “계승하고자 하는 것은 백골단의 폭력성이 아닌 백골의 정신”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백골단 이름이 등장한 시점은 1952년이다. 대통령을 국회의원이 뽑는 의원내각제 세력과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 대통령직선제 개헌 세력 간의 충돌 과정에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승만 자유당과 연계돼 있던 정치깡패 조직 ‘백골단’에서 자신들의 조직명을 가져온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씨는 “이승만 대통령은 현재와 같은 국민투표제(대통령직선제)를 반대하는 의원내각제 세력과 대립하다 비상계엄 조처를 내렸다. ‘부산정치파동’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국회의원이 아닌 국민들에게 이전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이승만의 1952년 계엄 선포도 옹호했다.

김씨는 “일부 언론에서 문제로 삼는 80~90년대 ‘백골단’은 정식 명칭이 아닌 경찰 기동대 사복 체포조에게 폭력 시위를 이끈 대학생들이 붙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군부 시절 타칭 ‘백골단’의 폭력성은 지양해야겠지만, 사회주의 혁명운동에 심취해 있던 학생들을 선도하고 폭력 시위대로부터 시민을 지켜야 할 의무를 수행한 사복 경찰들을 덮어두고 비난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군부 독재 시기 시위 해산을 위해 시민 상대로 폭력을 일삼아 관제 폭력의 상징이 된 백골단도 옹호할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해당 시기 경찰이 조직한 백골단은 1991년 명지대생 강경대 치사, 같은 해 성균관대생 김귀정 치사 등에 직접 연루돼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나섰다 공천 탈락해 탈당하기도 했던 김씨는 백골단 역시 민주노총의 대통령 관저 진입 시위에 맞서기 위해 조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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