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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폭스콘은 싱가포르 법인 유잔 테크놀로지 인디아를 통해 인도 타밀나두주 오라가담 산업단지에 아이폰용 디스플레이 모듈 조립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모듈은 아이폰의 터치, 밝기, 색상 등 화면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공장이 들어설 부지는 기존 아이폰 조립공장과 인접해 있으며, 인도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로 1만 4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은 미중 무역전쟁 이전부터 인도에서 생산·수출을 빠르게 늘려 왔다. 지난해 인도산 아이폰 생산은 전년대비 60% 급증했고, 전체 생산량의 18%가 인도에서 나왔다. 올해는 이 비중이 32%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애플은 내년 말까지 미국 내 판매 아이폰 6000만대 전량을 인도산으로 조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애플이 인도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미중 무역갈등,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공급망 리스크, 인도 정부의 생산장려금(PLI) 등 정책적 유인,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급성장 등이 자리한다. 인도는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으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우리는 당신(애플)이 인도에 공장 짓는 데 관심 없다. 미국에서 만들어라”라며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애플이 인도 생산을 늘릴 경우 추가 관세 등 보복 조치도 시사했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지난해 10월 13억 1800만루피(약 211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이미 승인했다. 현지 언론은 폭스콘의 새 공장이 인도 전자산업 사상 최대 투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폭스콘 외에도 타타 일렉트로닉스, 페가트론 등 현지 협력사와 손잡고 인도 내 생산·부품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코닝, 폭스링크 등 주요 부품업체도 인도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애플의 인도 내 생산 확대는 일자리 창출, 수출 증가, 첨단 제조업 성장 등 인도 경제에도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 인도 정부는 “폭스콘 등 글로벌 기업의 투자는 ‘메이드 인 인디아’ 정책의 대표적 성공사례”라고 강조했다.
한편 애플과 폭스콘은 이번 투자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는 “애플의 인도 공급망 강화는 글로벌 IT 제조 지형을 바꾸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