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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21년 8월 공익신고자의 제보로 맥도날드의 한 점포 주방에서 2차 유효기간이 지난 햄거버빵 겉봉지에 유효기간의 연장한 스티커를 덧붙여 사용한 영상이 공개됐다. 3일 한 방송 보도에서 공익신고자는 “주로 다음날 쓸 재료를 준비하면서, 남은 재료에다 새로 출력한 스티커를 붙였다”며 “관리직원인 점장 등이 지시해 아르바이트생들은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폭로했다. 이 공익신고자에 따르면 1년 가까이 이런 일이 반복됐다.
이 사건을 접한 소비자들은 4년이 지났지만 햄버거병 사건을 다시 떠올릴 수 밖에 없다. 한 부모가 자녀가 2016년 맥도날드 매장에서 덜 익은 햄거버를 먹은 뒤 용혈성 요독 증후군에 걸려 신장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며 한국맥도날드를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2017년 7월 고소한 사건이다. 이후 비슷한 증상을 주장하는 이들이 늘면서 햄버거병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검찰에서는 맥도날드 햄버거와 질병 간 인과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후 맥도날드에 오염된 패티는 공급한 업체가 적발되고, 시민단체 등에서 다시 고발, 항소하면서 여전히 맥도날드에 대한 불신은 남아 있는 상태다.
맥도날드는 스티커를 덧붙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책임은 아르바이트생 개인의 일탈로 미루는 분위기다.
해당 방송보도에서 “팀 리더 직책의 아르바이트생 한 명이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고 해명한 맥도날드는 4일 공식 입장을 통해 “내부 조사 결과 특정 매장에서 유효기간 지난 스티커를 재출력해 부착한 경우가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해당 사안에 대해 내부 규정에 따라 엄격한 조치를 취했다”며 두루뭉슬한 해명을 했다. 이후 엄격한 조치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자 “문제가 된 매장의 직원과 책임자는 즉시 내부절차 기준에 따라 징계절차가 진행됐다”고 입장을 수정했다.
맥도날드는 재발 방지를 위해 △유효기간 준수 및 식품안전 강화 위한 지속적 지침 전달 및 교육 △매장 원자재 점검 도구 업데이트 △ 매장 원재료 점검 제도 강화 조치를 취했으며 추가적으로 종합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책임자가 어느 선까지인지도 밝히지 않고, 전·현직 아르바이트생을 통해 비슷한 일이 다른 점포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인데 본사측의 지시는 없다는 입장뿐이다.
시민단체는 맥도날드 본사가 사건을 축소시키고 해당 점포 아르바이트 개인의 책임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고용관계에서 ‘을 중에 을’인 아르바이트생 개인 잘못으로 전가하면 안 된다”며 “본사 측에서 이번 문제 잘못 시인했지만, 시인 넘어서 회사에서 조직적으로 시키지 않았더라도 점장 등 지시와 묵인, 방조가 얼마나 광범히 이뤄졌는지 면밀히 전 매장 전수 조사 및 조치 취해서 국민 앞에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맥도날드가 위생상태, 식재료 등 전반 전수 점검하고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기본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생경제연구소는 5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 한국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