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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토큰주식 출발부터 '삐걱'…상장사 줄줄이 토큰화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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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10.19 12: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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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5년간 한시적 토큰화주식 규제 샌드박스 시행
NYSE 모기업·코인거래소 OKX 합작사 OKXICE 총대
브로드컴·버라이즌 등 9개사 토큰화 반대, 나스닥도 동참
"가상자산 관련기업 외 관심 낮아, 5년 한시면제 걸림돌"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을 대표하는 자본시장 규제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5년 간 한시적으로 허용한 토큰화주식 거래 제도가 시행 초기부터 삐걱대고 있다. 거래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기업들이 앗달아 나서고 있지만, 정작 실제 주식을 토큰화해야 하는 상장사들이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어서다.

美 토큰주식 출발부터 '삐걱'…상장사 줄줄이 토큰화 거부
18일(현지시간)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OKX와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회사인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가 토큰화주식 거래를 위해 합작 설립한 OKXICE가 SEC에 제출한 공시에 따르면 8개 상장사가 자사 주식의 토큰화에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다. OKXICE는 토큰화주식 거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합작법인이다.

이번에 반대 의사를 밝힌 기업은 브로드컴, 버라이즌, 유나이티드헬스를 비롯해 앱러빈(AppLovin), 어플라이드 디지털(Applied Digital), 로켓랩(Rocket Lab), 코어위브(CoreWeave), 어플라이드 옵토일렉트로닉스(Applied Optoelectronics) 등 8곳이다. 앞서 공식적으로 토큰화주식 거래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던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 시스템즈(Cerebras Systems)까지 포함하면 반대 의사를 밝힌 기업은 총 9곳이다.

다만 이번 공시에는 이들 기업이 반대하는 구체적인 이유나 반대 의사를 제출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울러 미국 전통 주식 거래소인 나스닥(Nasdaq) 역시 별도로 자사 주식이 해당 제도에 따라 토큰화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스닥까지 포함할 경우 지금까지 주식 토큰화에 반대한 상장사는 모두 10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나스닥 대변인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자사 주식이 실시간 최우량 호가를 표시하지 않거나 통합거래정보시스템에 거래 내용을 보고하지 않는 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OKXICE는 지난 5일 SEC에 새로운 토큰화 주식 거래 플랫폼 출시 계획을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초기에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63개 기업의 주식을 거래 대상으로 삼을 계획이다. 합작법인의 공동 회장인 앤드루 쿠오모(Andrew Cuomo) 전 뉴욕주지사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러한 계획을 공개했다.

OKXICE는 SEC가 지난 9월 17일 발표한 5년 한시 ‘혁신면제(Innovation Exemption)’ 제도에 따라 운영될 예정이다. 이 제도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거래 플랫폼이 자동화된 시장조성자(AMM·Automated Market Maker)와 유동성 풀(liquidity pool)을 활용해 미국 토큰화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특히 해당 상장사가 30일 이내에 거부 의사를 밝힐 경우 토큰화주식을 거래할 수 없도록 했다.

OKXICE는 OKX의 자체 블록체인인 엑스레이어(XLayer)에서 유니스왑 v4(Uniswap v4)의 유동성 풀을 활용해 24시간 거래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거래대금 결제에는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예정이다. OKXICE가 공시한 사업 모델에 따르면 토큰 발행량에 상응하는 기초 주식은 등록된 브로커딜러를 통해 1대1 비율로 보관된다. 토큰 보유자에게는 배당권과 의결권 등을 포함해 기존 주식 보유자와 동등한 권리가 제공돼야 한다.

이처럼 토큰화 주식 거래에 대한 기업들의 반발은 TD증권(TD Securities) 애널리스트들이 앞서 조사한 결과와도 일치한다. 미국 주식시장 구조 담당 부사장 리드 녹이 이끄는 TD증권 분석팀은 다수의 주식 발행기업과 면담한 결과, 토큰화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상자산 산업과 연관된 소수 기업을 제외하면 자사 주식의 토큰화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기업들은 SEC의 새로운 제도가 발표될 당시 관련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TD증권은 토큰화 주식 거래 제도의 가장 큰 장애물로 영구적인 규정이 아니라 한시적인 규제 면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향후 SEC 지도부가 교체될 경우 현재의 규제 접근 방식이 뒤집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기업들이 토큰화 주식 거래를 위한 인프라에 투자할 경제적 타당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또한 거래 플랫폼이 실제로 출시되더라도 기관투자자들이 해당 플랫폼과 시스템을 연동하는 데 소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TD증권은 해외 거래 플랫폼과의 경쟁 문제도 지적했다. 해외 플랫폼들은 미국의 혁신면제 제도에 따른 운영상 의무를 부담하지 않으면서도 합성 주식상품(synthetic stock products)을 계속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합성 주식상품은 실제 주식 소유권을 직접 이전하기보다는 해당 주식의 가격 움직임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미국 내 규제를 준수하는 토큰화주식 거래 플랫폼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경쟁 환경에 놓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SEC가 추진하는 토큰화주식 거래 제도가 실제 시장에 안착하려면 기술적 인프라 구축뿐 아니라 주식 발행기업들의 동의와 기존 증권시장 체계와의 정합성, 장기적인 규제 안정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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