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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독일 제조업 동향과 우리 기업의 협력 기회’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기계·화학·금속 등 4개 전통 제조업은 매출 증가에도 고용과 생산이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다. 반면 전기장비·전자광학 업종은 전력망과 반도체, 자동화 수요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제조업의 구조 변화에는 높은 에너지 비용과 중국의 부상이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독일의 산업용 전력 가격은 미국 등 경쟁국의 2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독일 자동차 브랜드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6년 대비 올해 상반기 절반 이하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독일 시장 점유율은 3배 이상 늘었다.
인력 부족도 부담이다. 고령화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2027년까지 숙련 인력이 약 70만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피지컬 AI와 산업용 로봇 보급만으로는 인력 공백을 메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독일 정부는 디지털 인프라 확충과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5000억유로 규모의 특별기금을 조성했다. 노동·규제 개혁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기업들은 사업 규모를 축소하거나 특정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미래산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코트라는 이러한 변화가 국내 소부장 기업에 새로운 거래선을 확보할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난 10~1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한-유럽 미래차 글로벌파트너링(GP) 상담회’에는 다임러 트럭·보쉬·셰플러 등 독일 완성차 및 대형 부품사 25개사가 참가해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 30개사와 구매 상담을 진행했다.
배터리와 반도체 분야에서도 공급망 다변화가 추진되면서 국내 기업의 소재 공급과 공동 기술개발, 현지 투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산 분야 역시 협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꼽혔다. 독일 국방예산은 2020년 530억달러에서 올해 1080억달러로 6년 만에 2배 수준으로 늘었다. 독일 최대 방산기업의 수주잔고는 이미 6년치 매출 규모에 달한다.
급증하는 방산 수요에 비해 생산능력이 부족한 만큼 국내 기업이 부품·소재 공급과 현지 생산시설 구축, 드론·AI 솔루션 공동개발 등에 참여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독일 완성차 업체와 국내 자동차 부품사 간 공급망 협력 모델을 방산 분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독일 기술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과 합작법인(JV) 설립도 현지 진출 방안으로 제시됐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독일 기술기업이 매물로 나오면서 국내 기업이 기술과 생산 기반을 확보할 기회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용 AI 분야에서도 협력 확대가 예상된다. 독일 제조기업의 40%가 이미 생산공정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코트라는 배터리·반도체 신소재 개발과 설비 고장 예측, 품질검사 자동화 등을 국내 AI 솔루션 기업의 유망 협력 분야로 꼽았다.
김연재 코트라 유럽지역본부장은 “독일 및 유럽 제조업이 공급망 재편과 첨단산업화로 구조적 전환기를 맞으며, 우리 기업 진입 기회도 커지고 있다”며 “유럽 기업의 K-소부장, AI 생태계 기업과 협력 수요를 발굴하고, 후속 지원을 통해 우리 기업이 유럽 제조 공급망에 새롭게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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