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에 있는 김종인 이사장 사무실에서 40분 정도 면담한 후 “(김 이사장이) 처방은 참 잘했는데 환자가 그 약을 안 먹으면 어떡할 것인가, 그 약을 먹어야 한다, 실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말씀을 했고 저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변화와 쇄신을 예고하며 국민의힘이 구성한 혁신위인 만큼 민심이 돌아선 원인 진단이 처방을, 해결 방안이 약을 각각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 위원장은 그 환자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칭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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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민의힘이 어떤 약을 먹지 않고 있느냐는 질문에 “혁신안을 여러 개 만들었는데 그에 대한 현실성 문제도 생각해야 하고, 해당 의원이 혁신안에 순응할지 않을지 아무 반응이 없으니까 위원장으로선 답답할 수밖에 없다”며 “당대표가 어떻게 생각할지,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할지 두 단계나 있어 위원장으로서 운신의 폭이 클 수 없다”고 봤다.
김 이사장은 “최종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용산(대통령실)”이라며 “용산에서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 같으면, 당이야 거기만 쳐다보는데 변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의힘은 대통령 얼굴만 쳐다보는 정당이라며 “그 약을 먹이려면 대통령께서 어떤 자세를 갖느냐에 달려있다”고 일갈했다.
인 위원장이 당 지도부·중진 의원·대통령 측근에게 내년 총선 불출마 혹은 어려운 지역으로의 출마를 권한 데 대해 김 이사장은 “어려운 과제로 우리나라 역사상 의원 스스로 공천 포기한 사례가 서너 건 밖에 없다”며 “그 사람 보고 정치 그만하라는 얘기와 같은데 인생 걸고 해오던 (정치를) 그만 두겠냐”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양극화 역시 이날 의제로 올라갔다. 인 위원장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부터 대두된 양극화가 잘 풀리지 않았다는 말씀을 줬고 민생·경제 문제에 많은 조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김 이사장이 집필한 책 ‘독일은 어떻게 1등 국가가 되었나’을 선물 받았다.
김종인 이사장은 “가장 큰 문제는 일반 국민이 지금 집권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것”이라며 “양극화 문제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이번 정부 들어 조금 나아질까 했는데 그런 기색이 보이지 않으니 국민 마음이 돌아올 수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두 사람은 지난 1일 김 이사장을 찾은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얘기는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이사장은 “내가 이준석에 관해 일체 얘기 안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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