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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검토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13일 서명한 각서에 근거한다. 미국 조선 시설에 투자한 외국 조선업체가 초기 최대 2척을 본국에서 건조한 뒤, 이후 생산 설비를 미국으로 옮기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른바 ‘핀란드 모델’로 불리는 방식으로, 미국이 쇄빙선 도입 과정에서 핀란드와 활용했던 절충안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다만 미 해군 함정의 해외 건조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번스-톨레프슨법이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 있어, 실제 발주로 이어지려면 법적 예외 적용이나 의회 동의가 필요하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로 알려진 미 해군 관계자들의 발언은 이 구상이 설계 단계를 넘어 실제 구매 검토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 관계자는 “어쩌면 일본의 프리깃함 몇 척을 살 수도 있다”며 “일본 함정은 훌륭하다”고 말했다. 미국 내 조선소 투자와 기술이전을 병행하면서 동맹국 건조 함정을 신속히 들여오겠다는 구상이다.
일본 후보인 모가미급 개량형은 이미 실적이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 4월 호주 해군의 차기 범용 프리깃함 사업에서 한국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프리깃함 11척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첫 인도는 2029년으로 예정돼 있다. 적은 승조원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자동화 기술이 선정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 쪽 움직임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군용 선박 건조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7월 15일 펜실베이니아주 칼라일 육군전쟁대학 국방혁신서밋 연설에서 “한국을 비롯한 여러 지역의 기업들을 살펴볼 것”이라며 “미국 영토 밖에서 제작된 일부 선박을 구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논의의 배경에는 중국 해군력 증강과 미국 조선업 기반 약화가 있다. 일본 방위성 집계에 따르면 중국의 현대식 구축함·프리깃함 수는 2001년부터 2026년까지 25년 동안 6.9배로 늘었다. 반면 미국은 냉전 이후 조선산업 기반이 위축되면서 필요한 함정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7회계연도 예산에서 해군 조선사업에 660억달러를 투입해 34척의 군함·지원함을 건조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국내 생산능력이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흐름 속에 한국 조선업계가 미 해군 정비·유지보수 사업을 넘어 신규 전투함 건조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은 이전보다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 의회 내에서는 해외 건조에 대한 반발 기류가 여전하고, 번스-톨레프슨법 예외 적용과 전투체계 통합 등 넘어야 할 절차도 남아 있다.
<마켓잉크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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