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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3시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 시위대 300명은 법원 후문에 모여 법원 진입을 시도했다. 이중 100여명은 법원 경내로 진입해 유리창을 깨는 등 재물을 손괴하며 경찰관도 폭행했다.
경찰은 기동대 경력 1200여명과 마포경찰서 경력 115명, 인접서 경력 76명 등 약 1400여명을 투입한 끝에 세시간여만인 오전 6시 30분 시위자 전원을 법원 밖으로 내보내며 정상화했다. 그러나 경찰관 51명이 부상을 입었고 이중 중상자도 7명 발생했다. 법원이 입은 피해도 6~7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번 법원 난동 사태를 두고 경찰이 시위대의 법원 진입을 선제적으로 막았어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이후 지지자들의 격렬한 시위를 예상할 수 있었는데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최근 십수년 동안 이런 폭력 시위가 없었는데, 이런 사태까지는 경찰도 아마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재윤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상 영장이 새벽 2~3시에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시위자가 많았으면 지지자들의 감정이 격앙된 것도 인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대통령 경호에 포커스가 맞춰져 안이하게 생각한 점이 있었는데 경비 업무를 맡을 땐 항상 최악의 사태를 예견하고 보수적으로 대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현장 경찰관들 사이에선 ‘지휘부는 뭐했나’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찰 커뮤니티에선 당일 출동했던 경찰관들이 지휘부에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기동대 소속으로 밝힌 A씨는 “지휘부는 직원들을 ‘몸빵’으로만 생각하나. 방관한 현장 지휘부는 분명히 책임 져야 한다”며 “동료가 조롱당하듯 폭행당하는 걸 봤다.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했다. 다른 경찰관 B씨도 “무슨 일이 날 것만 같은 예감은 저뿐만 아니라 다른 경찰관도 느끼고 있었다”며 “누가 봐도 후문 쪽은 너무 허술해 보였는데 대비를 거의 안 시켰다. 습격에 기민하게 대처 못 해 피해가 더 컸다”고 전했다.
경찰청은 이번 서부지법 폭동 사태와 관련해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현장 대응 과정 전체를 정확하게 파악한 이후에 대책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교수는 “이번에 후문 쪽이 문제였는데 영장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에선 시위대가 법원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는 상황을 인식하고 중요 시설인 법원의 구조를 경찰이 미리 파악해 대응하고 경력도 더 투입했어야 했다”며 “경찰청장의 부재도 영향이 있었을 것인데, 지휘부 투톱이 물러나고 나서 지휘력이 부족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경찰이 이번 사태 이후에도 향후 집회 및 시위에 대해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석좌교수는 “평소에도 집회와 시위에 대한 허가를 좀더 엄격하게 했어야 한다”며 “허가된 집회라도 집시법에 위반되면 강력하게 제지해야 사람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과격한 행동을 삼가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부지법 담장 주변으로 충분한 경력과 인력을 배치했었다. 그럼에도 난동이 일어나고, (시위대들이) 벽돌을 던지고 하다보니 배치된 인력이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며 “법원이 침탈당한 건 처음이며 그 상황에서 과격하게 폭동을 일으킬 줄은 몰랐다. 직원들이 다친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며, 경찰 전체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와 관련해 불법행위로 총 86명을 검거, 18개 경찰서에서 분산 조사하고 있다. 불법 행위자에 대해 전원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손해배상을 포함해 법의 엄정한 심판을 받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폰, 채증자료, 유튜브 동영상 등을 철저히 분석해 여타 불법행위자 및 교사·방조 행위자 등을 끝까지 확인, 엄정하게 사법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