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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부채 40조달러 첫 돌파…"경제적 충격 더욱 취약"(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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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기자I 2026.08.20 1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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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여만에 10조달러 더 늘어나
고금리에 이자 부담 가중…악순환 우려
美국채 지위 유지에도 국채 시장 경고음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40조달러(약 5경5000조원)를 넘어섰다. 40조달러라는 수치 자체가 당장 재정위기를 촉발하는 것은 아니나 고금리와 막대한 재정적자가 맞물리며 악순환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전일 기준 미국의 총 국가부채는 전날 기준 40조 470억달러(약 5경 5800조원)를 기록했다. 이중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보유한 국채 등 민간 보유 부채는 32조 2660억달러(약 4경 5007조원), 정부 기관 간 부채는 7조 7820억달러(약 1경 800조원)다. 미국 국가부채가 30조달러(약 4경 1000조원)를 넘어선 것은 2022년 1월로, 4년여만에 10조달러(약 1경 3000조원)가 더 늘어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0조달러 돌파’ 자체에 특별한 경제적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한 국가가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판단할 때는 절대액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이 주로 살펴보는 민간 보유 연방부채는 현재 GDP의 약 100%에 육박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 2001년만 해도 이 비율은 31.5%에 불과했다.

문제는 부채 증가세가 꺾일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최근 GDP의 약 6%로, 통상 전쟁이나 경기침체 때나 나타났던 수준이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현행법이 유지되더라도 GDP 대비 연방부채 비율이 10년 뒤 120%, 30년 뒤에는 175%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이자비용이다. 부채가 늘어난 상황에서 국채 금리까지 높아지면서 정부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6회계연도 들어 현재까지 미국 정부가 부담한 이자비용은 1조 1700억달러(약 160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으며, 현재 미국 정부 예산에서 의료비와 사회보장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지출 항목이 됐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사진=로이터)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사진=로이터)
최근 국채시장도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최근 미 재무부의 30년물 국채 입찰에서 낙찰금리가 5.216%로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발행 금리 또한 4.69%로 2007년 이후 가장 높았다. 투자자들이 대규모 국채 공급을 받아주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다시 정부의 차입 부담을 높인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이자비용이 늘고, 늘어난 이자비용이 재정적자를 키운다. 이 영향으로 정부가 국채를 더 발행하면 금리가 다시 상승하는 구조다. 블룸버그는 이를 ‘둠 루프’라고 표현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치솟는 장기금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날 장기채 바이백(buyback·국채 재매입) 프로그램 확대를 발표한 것도 이런 부담을 반영한다.

외국인 투자자의 미 국채 보유 비중이 낮아지면서 투자자 구성 변화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여전히 전체 미 국채의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보유 비중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WSJ는 그 빈자리를 헤지펀드 등 가격과 시장 상황에 더 민감한 투자자들이 일부 메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차입을 이용해 국채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시장 충격 때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이 있고, 이는 채권가격 하락과 금리 급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

재정 구조 자체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 고령화로 사회복지와 의료 비용 등 의무 지출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치권은 복지지출 삭감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공화당은 증세에 부정적이고 민주·공화 양당 모두 고령층 복지 축소에는 소극적이다. 트럼프 1기·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며 코로나19 대응, 감세, 인프라 투자와 각종 재정지출이 겹친 것도 부채를 키웠다. 2026회계연도 첫 10개월간 재정적자는 이미 2025회계연도 전체 규모를 넘어섰다.

미국 의회가 지난해 설정한 연방 정부 부채 한도는 41조 1000억달러(약 5경 7300조원)로, 국가 부채는 여기에 가까워지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이 2027년 중반께 한도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최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AA+를 유지했으나 “정부가 대규모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부채 증가로 미국은 향후 경제적 충격에 취약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렇다고 당장 미국이 재정위기에 빠질 것이란 의미는 아니다.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이고 미 국채가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높은 대표 안전자산이라는 점은 미국만이 가진 강력한 방어막이다. 하지만 부채와 이자비용이 함께 불어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금리까지 계속 높아진다면 미국이 오랫동안 누린 ‘싸게 빌릴 수 있는 특권’도 점차 비싸질 수밖에 없다.

초당파 성향의 책임있는연방예산위원회(CRFB) 마야 맥기니어스 회장은 “40조달러의 부채는 정부 장부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식으로든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국민의 지갑에도 영향을 준다”면서 “우리가 더 많이 빌릴수록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고, 예산의 다른 우선순위를 밀어낸다. 국내 비상사태나 해외의 혼란에 대응할 능력도 약해진다”고 지적했다.

맥기니어스 회장은 미국 국가부채가 39조달러를 넘어선 지 5개월도 채 되지 않아 40조달러에 도달했으며, 최근 20년도 안 되는 기간에 네 배로 불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강대국의 재정 악화가 이렇게까지 예측 가능한 일이 됐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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