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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LG, 순익감소 석유화학 때문?…주력 전자도 '발목'

이건엄 기자I 2025.01.20 17:36:52

LG, 손익 30% 변동 공시…당기순익 42% 줄어
그룹 내 계열사 부진 따른 지분법이익 감소 영향
LG엔솔 2000억대 손실…LG화학 석화도 적자 지속
LG전자, 이노텍 실적 제외하면 4Q에만 1000억 손실
지주사 투자 여력에 부정적 요인…지속가능성 약화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LG그룹 지주사인 LG(003550) 가 지분법이익 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석유화학 불황과 전기차 수요 감소로 인한 LG화학(051910),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부진이 일차적 이유지만 그룹 내 또 다른 축인 LG전자(066570)의 순이익이 감소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주사의 이익 감소는 향후 그룹 전반의 투자 여력을 제한할 수 있는 만큼 LG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LG트윈타워 전경.(사진=연합뉴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가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법인 15%) 이상 변경 공시를 통해 당기순이익이 40% 이상 급감했다고 밝힌 것은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은 물론 LG전자의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들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둔화하며 LG의 지분법이익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지분법이익은 투자회사가 피투자회사의 당기순이익 발생분에 대해 투자회사의 지분율만큼 이익으로 인식하는 금액을 말한다. 이 때문에 지분법이익은 지주회사의 투자 성과를 측정하거나 미래 현금흐름을 가늠하는 데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앞서 LG는 지난 17일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변경 공시를 냈다. 이에 따르면 LG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120억원으로 전년 1조4143억원 대비 42.3% 급감했다. 지분법이익을 포함한 매출은 7조1981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3% 줄었고, 영업이익도 1조5890억원에서 9894억원으로 37.7% 감소했다.

LG가 밝힌 이익 감소 원인은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전기차 캐즘(Cham·일시적 수요정체)이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국내 화학업계가 직격탄을 맞아 LG화학의 실적이 감소한 상황에서 전기차 수요 부진에 따른 LG에너지솔루션의 부진이 겹치면서 지분법이익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증권가에 따르면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분에서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주요 제품의 단가가 크게 하락한 것이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LG화학의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에만 2255억원의 잠정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주목할 부분은 그룹 내 핵심축인 LG전자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손실 규모가 LG화학만큼 크지 않지만 수익성이 꾸준히 둔화하며 LG의 지분법이익에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1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1461억원으로 전년 대비 53.3% 감소했는데 이 중 연결로 포함되는 LG이노텍(011070)의 예상 영업이익 2850억원을 걷어 낼 경우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

특히 LG이노텍 역시 지난 2023년부터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이라 우려가 크다. 지난 2022년 1조27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던 LG이노텍은 1년만에 이익이 8308억원으로 30% 이상 줄었다. 지난해 잠정 영업이익 역시 7060억원으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LG의 지분법이익 감소는 장기적으로 LG그룹의 지속가능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자회사에 대한 지분법이익 감소가 지주사의 투자 여력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추후 신사업에 대한 신규 투자나 인수합병(M&A) 기회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주사의 투자 여력 감소는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사업 발굴이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제한되면서 그룹의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또 기존 사업의 경쟁 심화 속에서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나 전략적 제휴 기회도 축소될 우려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차전지와 전장 등 신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면서 LG 주요 계열사 역시 수익성 둔화가 뚜렷한 상황”이라며 “사업 전반에 대한 점검을 통한 선제적 위기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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