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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0.4원 내린 1471.5원에 개장했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1471.6원) 기준으로는 0.1원 내렸다.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환율은 1473.4원으로 오르며 상승 전환됐다. 하지만 이후부터 환율은 우하향하면서 오전 10시 반께 1470원선을 하회했다. 오후 12시 15분께는 1464.8원까지 내려오면서 고점과는 10원 가까이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3일 오전 5시에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효력을 즉시 발효할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경제팀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대부분의 상품에 20%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초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미국 입장에서 8번째로 적자규모가 큰 교역국가인 데다, 비관세 무역장벽까지 상호관세로 고려하겠다고 밝힌 만큼 상호관세를 피해 갈 수 없을 전망이다. 일례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이 최근 관세 면에서 최악 국가를 꼽으면서 ‘더티 15(Drity 15)’를 언급했을 때 한국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았다.
상호관세 관망세가 커지면서 달러화는 보합세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1시 34분 기준 104.27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49엔대로 오름세지만, 달러·위안 환율은 7.27위안대로 소폭 내림세다.
상호관세 경계감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선고일이 오는 4일로 정해지면서 국내 정치 불안이 다소 완화되면서 역외 달러 매도와 롱스탑(매수 포지션 청산)에 환율 하락 폭이 커졌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위안화 강세와 더불어 외인 중심으로 달러 매도세를 보이고 있고, 롱스탑도 많이 나왔다”라며 “국내 정치가 안정되면서 역외에서 (달러를) 파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상호관세는 이미 대략적인 범위는 나와있고 시장에 어느정도 반영이 돼 있다”라며 “보복관세가 나오면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새로운 이슈로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증시에서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69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2700억원대를 팔고 있다.
상호관세, 탄핵심판 등 굵직한 이슈가 대기하고 있는 만큼, 마감까지 환율이 추가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딜러는 “새로운 관세 행정명령이 나오지 않는 한 추가적으로 달러 강세로 갈만한 여지는 많이 없는 것 같다”며 “탄핵이 기각되면 단기적으로 환율은 10원 이상 오르면서 1480원대까지 갈 수 있지만,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환 헤지 물량에 상단이 막히면서 환율도 차츰 안정돼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