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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80%를 그로서리로”…롯데마트 6년만에 연 新매장 가보니[르포]

김정유 기자I 2025.01.16 15:55:23

16일 오픈한 롯데마트 천호점, 300여명 오픈런
그로서리 집중한 구성, 27m 델리 코너 눈길
냉동식품 코너도 강화, 유통격전지서 주목받을까 관건
6년만에 신규 출점, 롯데마트 오프라인 전략 주목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뛰지 마세요. 천천히 들어가시면 됩니다.” 직원 말이 끝나자마자 약 200~300명의 고객이 일제히 마트 입구로 돌진했다. 카트를 끈 고객들은 이날 600팩 한정으로 할인 판매 중인 ‘상생딸기’ 코너로 달려가 제품을 구매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27m 길이로 조성된 즉석조리식품(델리) 코너에도 고객들이 대거 몰렸다. 오랜만에 보는 대형마트 ‘오픈런’이다. 이곳은 16일 롯데마트가 무려 6년만에 신규 출점한 천호점 현장이다.

16일 오전 롯데마트 천호점 오픈 시간을 앞두고 고객들이 긴 대기줄을 형성하고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이날 방문한 롯데마트 천호점은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를 약 20분 앞둔 시점부터 긴 대기줄이 형성됐다. 롯데마트 천호점은 2019년 8월 롯데몰 수지점에 이어 신규 출점한 곳으로 아파트단지 지하 1층에 4538㎡(약 1374평) 규모로 조성됐다. 롯데마트 천호점 인근은 이마트 천호점 등 대형마트가 3곳이나 영업하고 있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격전지로 꼽힌다.

롯데마트 천호점의 키워드는 그로서리(식품)다. 일반 롯데마트 매장의 그로서리와 비식품 비중은 6대4 정도인데, 천호점은 8대2로 그로서리에 특화했다. 실제 매장을 둘러보니 27m 길이의 ‘롱 델리 로드’가 눈길을 끌었다. 일반 매장대비 50%나 많은 델리 상품을 운영한다. ‘요리하다 월드뷔페’라는 코너를 통해선 각국의 음식 60여개 상품을 판매했는데 가격대가 3000~4000원 수준이었다.

주류 코너도 별도 배치했는데 롯데마트 천호점에서만 단독 출시하는 지역 맥주 ‘강동맥주’도 판매했다. 강동맥주는 2000개 한정 판매한다. 가공식품 코너는 냉동식품에 힘을 줬다. ‘오늘 뭐 먹지?’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냉동식품을 선보였는데 일반 매장대비 약 70% 많다. 이중 냉동 밀키트 제품의 경우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만난 롯데마트 천호점 관계자는 “냉동 밀키트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이 같은 냉동식품 특화 매장을 대형 점토 위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며 “천호점은 다른 롯데마트 매장 가운데서도 냉동식품 코너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천호점 요리하다 키친 코너에 많은 고객들이 몰려있다. (사진=롯데마트)
이밖에도 ‘글로벌 상품존’에선 동남아, 일식, 중식, 양식 등 세계 각국 조미료와 소스 등을 한 자리에 모았다. 이곳에서 만난 한 50대 고객은 “할인 품목인 딸기와 동남아 매운 소스를 사기 위해 매장에 들렀는데 소스 코너를 보니 상당히 종류가 많아 놀랐다”고 밝혔다.

비식품 코너는 상대적으로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밀도 있게 압축한 모습이었다. ‘오늘좋은’ 브랜드(PB)와 일반 브랜드를 별도 구성했는데 제품들은 대부분 4000~5000원대 수준이었다.

나근태 롯데마트 천호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천호동은 대형마트 경쟁이 심한 상권인데 타 업체들의 점포가 많이 노후화돼 신규 점포에 대한 수요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천호점은 30대 인구가 전국평균대비 4% 많아 그로서리 중심 매장 구성에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천호점은 회사의 경영전략 측면에서 의미가 큰 점포다. 롯데마트는 이커머스 중심으로 유통시장 환경이 변화하자 2020년부터 점포 구조조정에 나섰다. 2019년 125개였던 점포 중 비효율 점포를 폐점하는 등 지난해 12월까지 110개점으로 축소했다. 또한 롯데마트는 2021년부터 약 30개점을 개편하며 오프라인 매장 환경을 전반적으로 바꾸는데에도 노력했다. 천호점은 이 같은 전략 추진 과정에서 나온 6년 만의 첫 신규 출점 점포여서 상징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이 오프라인 매장의 구조조정 단계였다면 이제는 확장으로 가겠다는 주요 기점으로 보인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는 “천호점은 차세대 그로서리 전문점의 표준이 되는 매장”이라며 “그간의 롯데마트 성장 전략과 더불어 마트와 슈퍼의 외연 확장을 통해 양적, 질적 성장을 함께 이뤄내는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냉동식품 등이 모여 있는 ‘오늘 뭐 먹지?’ 코너. (사진=김정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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