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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의 흥행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은 특별관 쏠림이다. 특히 CGV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 이른바 ‘용아맥’은 추가 예매분까지 빠르게 동날 정도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놀란 감독이 풀 아이맥스 70㎜ 필름으로 촬영한 작품을 1.43대1 화면비로 볼 수 있는 국내 유일 상영관이라는 희소성이 수요를 끌어올렸다. 오전 7시 30분 조조부터 새벽 1시 심야까지 좌석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다.
극장으로서는 반가운 흥행이지만 셈법은 단순하지 않다. ‘오디세이’를 오래 상영할수록 남은 기간 스크린쿼터를 맞추기 위한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숫자를 보면 용아맥의 상황은 더욱 선명해진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8월 20일까지 232일 동안 ‘용아맥’에서 한국영화를 상영한 날은 35일이다. 이 기간 ‘용아맥’에 걸린 영화 30편 가운데 한국영화는 ‘휴민트’, ‘군체’, ‘호프’ 단 3편이었다.
현행 스크린쿼터에 따라 극장은 개별 스크린마다 연중 73일 이상 한국영화를 상영해야 한다. ‘용아맥’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올해 일정의 약 64%가 지났지만 ‘용아맥’이 채운 쿼터는 35일로 연간 의무일수의 48%에 그친다. 연말까지 남은 133일 가운데 38일, 약 사흘에 하루꼴로 한국영화를 상영해야 73일을 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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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특별관용 한국영화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쿼터를 맞추려면 아이맥스 포맷이 아닌 일반 2D 한국영화를 아이맥스관에서 상영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4DX관 역시 4D 효과가 적용되지 않은 작품을 편성할 수 있다. 고가의 특별관 설비를 갖춰놓고 정작 해당 기술을 활용하지 않는 영화를 상영하는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셈이다.
관객 입장에서도 의아할 수밖에 없다. 아이맥스의 대형 화면이나 4DX의 체험 효과를 기대하고 만들어진 공간에서 해당 포맷과 무관한 영화를 만나게 된다. 반대로 ‘오디세이’처럼 특별관 관람 수요가 압도적인 작품의 상영 기회는 줄어들 수 있다.
특별관도 똑같이 ‘73일’…20년 된 스크린쿼터 딜레마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배경에는 스크린쿼터의 산정 방식이 있다. 한국영화 보호를 목적으로 도입된 스크린쿼터는 2006년 연간 의무상영일수가 146일에서 73일로 축소된 뒤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핵심은 멀티플렉스 전체가 아니라 각각의 스크린을 기준으로 쿼터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20년 사이 극장산업은 크게 달라졌다. 아이맥스·4DX·돌비시네마·수퍼플렉스 등 기술특별관이 빠르게 성장했다. 관객 감소와 OTT 확산 속에서 특별관은 일반관보다 높은 객단가와 차별화된 관람 경험을 앞세워 극장의 핵심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오디세이’의 피케팅은 관객이 단순히 영화 한 편이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 보느냐’에 돈을 지불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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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는 것은 쿼터 산정 기준을 ‘스크린별’에서 ‘영화관별’로 바꾸는 방식이다. 예컨대 10개 스크린을 가진 극장이라면 각각의 관이 73일을 채우도록 하는 대신 전체 스크린의 한국영화 상영실적을 합산해 평균 기준을 충족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영화의 전체적인 상영 기회는 보장하면서 아이맥스나 4DX처럼 목적이 뚜렷한 특별관은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산정 방식을 바꾸면 한국영화가 일부 일반관에 집중되거나 전체적인 상영 기회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제도 본래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결국 ‘오디세이’가 던진 질문은 외화 한 편을 며칠 더 틀 수 있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영화를 보호하면서도 20년 사이 완전히 달라진 관람 환경과 특별관의 성격을 제도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의 문제다. 올해의 3분의 2 가까이가 흐른 시점에 ‘용아맥’에 남은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는 38일이다. 새벽까지 ‘오디세이’를 보려는 관객이 몰리는 지금, 특별관에서는 벌써 연말까지 쿼터를 어떻게 채울지를 두고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