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도로 암살자` 주의보…`미끌미끌` 귀성길 운전 조심하세요

이영민 기자I 2025.01.24 14:30:13

24일 오후부터 눈·비…설 당일에 많은 눈
최근 5년간 노면 결빙사고 치사율 1.7배↑
"감속·서행하면서 차량 간 안전거리 유지해야"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올해 설을 맞아 3000만 명이 넘는 국민이 대이동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도로 위 암살자` 경보가 내려졌다. 연휴 내내 전국 곳곳에 비 또는 눈이 예보되고 있는데다 기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도로 살얼음(블랙아이스)과 빙판길 위험 커지고 있는 탓이다.

간밤에 내린 눈이 도로 위에 얇게 얼어붙어 ‘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가 전국 곳곳에서 잇따라 발생한 지난 14일서울 한남대교 인근에 설치된 전광판에 관련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사진=뉴시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귀성길과 귀경길에는 결빙사고 위험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전일 정례 예보 브리핑을 열고 연휴 내내 전국 곳곳에 눈이나 비가 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24일 밤부터 주말 사이에 강원 동해안·산지와 경북 동해안 및 북동 산지, 부산, 울산을 중심으로 가끔 비나 눈이 내린다고 예보했다. 대체공휴일인 27일에는 전국으로 눈·비가 확대되고 북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이때 저기압의 발달 정도에 따라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의 산지에는 대설특보가 발표될 수 있다. 아울러 28일부터 29일까지 충청권과 전라권, 제주도에는 많은 양의 눈이 내릴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이 기간 동안 내린 눈·비는 밤사이 복사냉각 현상에 의해 기온이 떨어지면서 블랙아이스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블랙아이스는 기온이 갑작스럽게 내려갈 경우 도로 위에 녹았던 눈이 다시 얇은 빙판으로 얼어붙는 현상이다. 이 도로 위 얼음은 매연과 먼지가 함께 섞여 있어 투명하지 않고 색이 어두운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운전자 눈에 잘 보이지 않고 대처가 어려워서 ‘도로 위 암살자’로도 불린다.

실제로 지난 14일 블랙아이스에 의해 수백대의 차량 사고가 이어졌고 인명사고까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당일 오전 5시 15분쯤 고양시 일산서구 자유로 구산IC 파주 방향 인근에서 트럭과 버스, 승용차 등 차량 44대가 도로에서 미끄러지면서 잇따라 추돌했다. 같은 날 오전 5시 50분쯤에도 고양 덕양구 서울문산고속도로 문산 방향 고양분기점 인근에서 차량 43대가 서로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같은 노면 결빙사고는 일반 교통사고보다 치사율이 높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2019년부터 5년간 발생한 교통사고 분석 결과를 지난달 공개했다. 조사기간에 노면 결빙에 의해 발생한 교통사고는 총 3944건, 사망자는 95명으로 집계됐다. 결빙 교통사고는 다른 원인에서 비롯된 교통사고보다 치사율이 1.7배 높았다. 도로종류별로는 주행속도가 높은 고속도로의 결빙 교통사고 치사율(18.7)이 그 밖의 교통사고 치사율(4.2)보다 4.5배 높아 차이가 두드러졌다.

올해 설 연휴에 도로 교통량은 평소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특별교통대책 기간(1월 24일~2월 2일) 동안 귀성·귀경·여행 등으로 총 3484만명이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대책기간이 닷새였던 지난해 설보다 29% 증가한 것으로, 설 당인인 29일에는 최대 601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느 때보다 긴 명절 연휴 동안 교통량이 분산되면서 고속도로의 하루 평균 통행량은 1년 전보다 7.7% 줄어든 502만대일 것으로 파악된다.

현철승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AI빅데이터융합센터장은 “노면 결빙은 겨울철 도로에서 발생하는 가장 큰 위험 요소이고 특히 기온이 갑작스럽게 내려가 발생하는 블랙아이스는 미리 인지하기 어렵다”며 “그늘진 구간이나 교량, 터널 입구를 주행할 때는 더 주의해 서행 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차와 충분한 거리를 두고, 급가속ㆍ급제동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설 연휴 날씨(사진= 기상청)
눈길 및 빙판길 안전운전 요령(사진=한국도로교통공단)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