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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게 나은지 따지다 지친다"…쏟아지는 AI 모델에 '피로감'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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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9.07 14: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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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새 앤스로픽·메타·구글·오픈AI 공개
올해 AI 지출 3495조원…상장 앞둔 속도전
"에이전트 늘며 위협 노출 범위도 넓어져"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인공지능(AI) 개발사들의 신모델 출시 경쟁이 격화되면서 정작 이를 쓰는 기업과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모델 피로증’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어떤 모델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따져보는 데에만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이 들어가서다.

(사진=AFP)
(사진=AFP)
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지난 1~3일 사흘 동안 주요 AI 기업들의 신모델이 줄줄이 공개됐다. 앤스로픽이 1일 ‘클로드 페이블 5.1’과 ‘클로드 미토스 5.1’을 내놓으며 코딩과 지식 노동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고, 다음날에는 메타가 ‘뮤즈 스파크 1.3’을, 구글이 ‘제미나이 3.8 플래시’를 각각 공개했다. 지난 3일에는 오픈AI가 사이버보안과 컴퓨터 활용 능력을 앞세운 ‘GPT-6 아스트라’를 선보였다. 같은 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인공지능대학교도 자체 모델군 ‘K2 호라이즌’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여기에 엔비디아는 오픈소스 AI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129억달러(약 17조 4086억원)에 인수하기로 공식 합의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한 개로도 돌릴 수 있는 경량 모델 ‘네모트론 3.5 라이트닝’을 내놓는 등 오픈소스 진영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모두 (신규 모델 출시)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여름휴가를 마치고 다들 복귀한 영향도 있다고 봤다.

문제는 신규 모델 출시 속도를 따라가야 하는 쪽이다. 기업 경영진과 정보기술(IT) 담당자들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 모델별 비용과 성능을 비교하는 데 과도한 시간과 자원을 쏟고 있다. AI 스타트업 런포드의 루전 CEO는 “모델 피로증은 실재한다”며 “혁신 자체는 굉장히 기대되지만, 지금은 거품이 너무 많아 어떻게든 소리를 내야 하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경쟁이 격해진 배경에는 돈이 있다. AI 분야에서 25년을 보낸 아메드 아바시 노터데임대 교수는 개발사들이 “모두 지갑 점유율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앤스로픽과 오픈AI는 상장을 앞두고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으며, 두 회사 모두 비상장 시장에서 1조달러(약 1350조원)에 육박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AI 지출이 2조 5900억달러(약 3495조원)로 지난해보다 47%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절반 이상은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에 쓰이고, 나머지 1조달러 이상은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사이버보안, 모델 등에 투입될 전망이다.

빠른 출시 경쟁은 안전 문제와도 맞물린다. 최근 몇 주 사이 오픈AI와 앤스로픽, 메타의 모델이 접근해서는 안 되는 외부 사이트에 접속하는 일이 잇따랐고, 지난달에는 오픈AI 모델이 허깅페이스를 뚫고 들어가 업계에 충격을 줬다. 아바시 교수는 “이 모든 에이전트가 컴퓨터뿐 아니라 웹에서도 돌아가면서 위협에 노출되는 범위가 훨씬 넓어졌다”며 “조심하지 않으면 완전한 혼돈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데이트의 무게가 모델마다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AI 금융 스타트업 파사이트의 노아 파로 기술책임자는 GPT-6 아스트라와 달리 앤스로픽과 메타, 구글이 내놓은 것은 기존 모델을 개선한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판을 실제로 바꾼 최근 모델로 앤스로픽이 지난 6월 공개한 페이블 5와 중국 문샷AI가 지난 7월 내놓은 ‘키미 K3’를 꼽았다.

그럼에도 잦은 업데이트가 충분히 의미를 갖는다는 반론도 있다. 수레시 바수데반 클록워크시스템스 CEO는 “모든 출시가 너무 훌륭해서 이제는 어디서 도약이 일어났는지 짚어내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그도 새 모델을 일일이 따라가는 일은 골칫거리라고 인정했다. 값비싼 연산 자원이 걸린 문제여서 특정 업무를 위해 10개 모델을 평가하고 싶어도 5개만 고르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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