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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원 금감원 은행감독국장은 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한국은행이 공동 개최한 ‘부동산 신용집중 개선을 위한 정책 컨퍼런스’에서 “은행 가계대출은 담보·보증대출 비중이 2019년 72.2%에서 2024년 74.4%로 확대되고,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같은 기간 57.2%에서 65.7%로 오르는 등 부동산 부문 쏠림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부동산 관련 대출은 담보대출, 수도권으로 쏠림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가계 부동산 관련 대출은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기업 부동산 관련 대출은 비주택담보대출이 91.8%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 국장은 “가계 주담대 및 기업 비주담대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지만 개인 사업자의 경우 연체율, 부실채권비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며 “추후 내수경기 회복이 지연될 시 신용위험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담보별로 보면 기업 비주담대는 주로 공장·상가를 담보로 취급하고 있다. 상가 공실률이 높아지고 임대가격은 하락하면서 기업의 상가담보대출은 연체율이 상승세다.
업종별로 보면 기업대출 중 부동산업·건설업 비중이 최근 5년간 늘고 있다. 김 국장은 “건설업은 연체율이 가장 높은 수준이고 부동산업은 현재까지 양호하지만 연채채권 증가율은 높은 수준”이라며 “임대 가격 하락세 등에 따라 일부 지방은행에서 신용위험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2019년 62.8%였던 수도권 비중은 2024년 65.8%까지 늘었다. 김 국장은 “집합상가 공실률이 높은 수도권 외 일부지역은 연체율이 코로나19 직전 대비 악화됐다”며 지역 건설경기 악화에 따른 건전성 리스크를 지목했다.
이러한 부동산 관련 대출 쏠림현상은 은행이 생산적 부문에 자금을 공급하지 못하게 하고 시스템 리스크도 키운다는 측면에서 문제다. 은행 대출이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늘고 있기는 하지만 신용평가 정교화보다는 담보, 보증서에 기대 보수적 영업 관행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용평가에 따른 자본배분 기능이 떨어져 제조업, IT 등 생산적 부문에 대한 은행 자금중개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
특히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높으면 부동산 경기가 나빠질 때 은행 재무건전성까지 악화되는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도 크다.
이에 금감원은 부동산 금융 미시DB 구축 등 부동산 대출 쏠림을 막기 위한 제도개선을 검토키로 했다. 우선 국내 부동산 금융 현황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 업종, 담보물건, 담보인정비율(LTV), 자금용도 등을 포괄하는 부동산 금융 미시DB를 구축한다.
금감원은 자율적 관리 노력을 우선적으로 유도하는 한편 규제체계도 바꾼다. 은행이 자율적으로 생산적 부문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경영계획 수립 시 부동산 금융 비중 축소를 위한 세부 추진방안을 마련하도록 한다. 또한 금감원의 리스크 관리실태평가 항목을 개편해 부동산 관련 대출에 과도하게 쏠릴 때는 리스크를 가중하는 안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