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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투자 이어 쿠팡·안보까지…“한미 통상 ‘복합 압박’ 대응 다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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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I 2026.09.07 1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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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 의원실 주최 ‘살얼음판을 걷는 한미동맹’ 세미나
美, 개별 현안 연결하는 ‘연계 전략’ 구사해 韓 압박
정인교 “통상·안보 분리하고 日·EU 등과 연대 필요”
쿠팡사태, 美 정치권 규제 불만과 기업 보호 논리 결합
우정엽 “한국 규제에 대한 인식의 간극부터 좁혀야”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한미 통상관계가 관세와 대미 투자뿐 아니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및 디지털 규제, 안보 현안까지 얽힌 복합적인 갈등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한국의 대응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미국이 개별 현안을 서로 연결해 한국에 압박을 가하는 이른바 ‘연계(linkage)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통상과 안보 현안을 분리하고 미국 정치권을 상대로 상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대응 방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전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는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건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로 열린 ‘살얼음판을 걷는 한미동맹’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두리 기자)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전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는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건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로 열린 ‘살얼음판을 걷는 한미동맹’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두리 기자)
“美 연계 압박에 통상·안보 분리 대응해야”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전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는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건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로 열린 ‘살얼음판을 걷는 한미동맹’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정 교수는 현재 한미 관계가 △관세·통상 △대미 투자 △쿠팡·디지털 규제 △호르무즈·이란전 △북한·연합훈련 등 5개 현안을 중심으로 복합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통상에서 시작된 갈등이 안보 영역으로까지 번지면서 개별 현안이 서로 연결되는 ‘연계 압박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교수는 “미국이 관세를 활용해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낸 데 이어 쿠팡 사태를 디지털 규제 문제로 연결하고, 향후 통상법 301조까지 확대할 경우 한국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영역이 더욱 넓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향후 미국의 추가적인 통상 압박에 대응하는 과정에서는 통상과 안보 현안을 분리하는 ‘디커플링’(de-linking)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관세·투자·디지털 규제 등 개별 통상 현안을 안보 문제와 연계해 압박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각각의 현안을 별도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 교수는 “쿠팡 사태 역시 미국과의 통상 협상 대상이 아니라 한국의 내부 정책 권한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아울러 미국과의 일대일 협상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일본과 유럽연합(EU) 등 중견국과의 연대·다자화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미국에 정면 도전하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기본적으로 한미동맹을 지키되 미국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서는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와 함께 한국이 대미 협상에서 조선·에너지 등 경쟁력을 가진 분야를 활용해 협상 지렛대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이미 약속한 대미 투자는 성실하게 이행하되, 투자 규모 자체에 매몰되기보다 이를 통해 통상관계 개선 등 실질적인 성과를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건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로 열린 ‘살얼음판을 걷는 한미동맹’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정두리 기자)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건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로 열린 ‘살얼음판을 걷는 한미동맹’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정두리 기자)
“쿠팡 사태, 美 정치권의 기존 문제의식과 결합”

이날 우정엽 미국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국내 법적 문제에서 불과 수개월 만에 미국 하원 법사위와 상·하원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한미 통상 현안으로 확대된 점에 주목했다.

특히 디지털 통상 분야에서 한국의 규제에 대한 미국의 문제 제기가 쿠팡 사태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 연구위원은 “망 사용료, 공공 클라우드, 온라인 플랫폼 규제, 정보통신망법 등은 쿠팡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미국 정부와 의회가 한국에 문제를 제기해온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쿠팡 사태를 단순히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제재와 쿠팡의 대응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의미다. 미국 정치권에서 과거부터 축적돼 온 한국의 규제·통상정책에 대한 문제의식과 미국 기업 보호 논리가 쿠팡 사태를 계기로 결합했다는 게 우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또 쿠팡에 대한 제재가 향후 구글 등 다른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한국의 규제 문제로까지 연결될 가능성도 경계했다. 쿠팡에 대한 과징금·벌금 문제를 넘어 미국 기업 전반에 대한 한국의 디지털 규제로 미국 측의 문제 제기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정부가 쿠팡 사태를 단순히 ‘국내법 위반에 따른 적법한 제재’라고 설명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봤다. 한국의 법적 판단과 미국 정치권의 인식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좁히는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 연구위원은 “쿠팡 사태가 한미 통상 갈등으로 번진 배경에는 쿠팡의 로비뿐 아니라 미국 정치권에 축적된 한국의 규제·통상정책에 대한 문제의식이 함께 작용했다”면서 “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한국 정부가 미국 정치권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장기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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