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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제일 싸다" 220만원 비싸지는 車…관세 직격탄

방성훈 기자I 2025.02.12 14:33:48

美언론, 과거 사례 견줘 다양한 소비자 영향 예측
자동차 최고 1500달러 오를듯…항공기 등도 영향
음료·캔맥주·통조림, 주택·에너지 등도 가격↑ 전망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에서 차량 가격이 최저 1000달러(약 145만원)에서 최고 1500달러(약 218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

CBS의 경제방송인 ‘머니워치’는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 뉴욕의 한 자동차 대리점. (사진=AFP)


머니워치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일반적으로는 자동차 1대에 약 1000파운드(약 453.6㎏)의 강철이 들어간다. 가격으로 환산하면 차량 1대당 6000~7000달러(약 871만~1016만원)어치”라며 “철강·알루미늄 25% 관세까지 반영하면 자동차 가격은 대당 1000~1500달러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미 자동차 제조업체가 쓰는 강철은 대부분 미국에서 생산되지만, 특수 합금은 해외 생산 제품에 의존해야 한다”며 “테슬라를 포함해 사실상 모든 업체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30일간 유예된 대(對)멕시코·캐나다 관세 25%까지 적용하면 인상폭이 2배, 약 3000달러(약 435만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TD은행은 예측했다. 관세가 현실화하면 다른 원재료 및 자동차 부품들의 가격도 오르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문매체인 켈리블루북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신차와 중고차 가격 모두 오르고 있다. 지금이 가장 저렴할 수 있다”고 짚었다.

(사진=AFP)


철강·알루미늄 관세 영향은 자동차 산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우선 음료, 캔맥주, 각종 통조림 음식 등의 소비자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캔제조사협회(CMI)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식료품 캔을 만들 때 쓰이는 강철의 약 70%가 독일, 네덜란드, 캐나다 등에서 수입된다. 아울러 미국양조협회(ABA)에 따르면 2018년 알루미늄 관세가 10%였을 때에는 생산 비용이 5억달러(약 7268억원) 증가했다.

CMI의 로버트 버드웨이 회장은 “대통령은 관세가 철강 산업을 보호한다고 믿을지 모르겠지만, 이는 확실히 우리의 식량 안보와 미국인들이 매일 의존하고 있는 미국산 통조림 식품에 대한 공급 회복력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업도 철강이 가장 많이 쓰이는 부문 중 하나다. 건물이나 주택, 다리 등을 지을 때 상당량의 철근이 보강재로 사용된다. 이는 주택 가격을 끌어올려 그렇지 않아도 금리상승으로 침체된 미 부동산 시장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항공기, 잠수함, 항공모함 등을 만드는 방위산업체들도 철강·알루미늄의 주요 소비자다. NYT는 미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을 예시하며 “항공기 제조엔 상당량의 알루미늄이 쓰인다. 미국산이 90%에 달하지만, 아예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제품 가격뿐 아니라 생산 기간이나 인도 시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진=AFP)


세탁기나 냉장고 등 철강·알루미늄이 들어가는 모든 가전제품은 물론, 에너지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에너지의 경우 석유 및 가스용 시추 장비와 파이프라인부터 태양광 랙이나 풍력 터빈용 타워 등까지 거의 모든 생산 기반에 철강·알루미늄이 쓰인다.

NYT는 “에너지 기업들은 해외에서 완제품을 구매해 관세를 피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국내에서 생산된 부품과 장비를 사용한 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보조금 목표는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다수 미 기업들은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 2018년 트럼프 1기 정부가 철강 25%·알루미늄 10% 관세를 부과했을 때 같은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어서다. 다만 거시 환경이 달라졌다는 점, 즉 코로나19 팬데믹이 촉발한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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