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힘찬종합병원 소화기내과 손효문 부원장은 “젊은 대장암 증가는 식생활과 대사 위험이 겹친 결과로 볼 수 있다”라며 “가공육·당류·지방은 많고, 식이섬유 섭취가 부족한 식사에 복부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이 더해지면 대장 점막이 염증과 증식 신호에 반복적으로 노출돼 선종이 암으로 진행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라고 설명했다.
◇ 자극적인 식습관, 비만율 증가가 원인
대장암은 결장과 직장에 생긴 악성종양을 통칭하며, 대개 대장 점막의 용종(선종)이 수개월 혹은 수 년에 걸쳐 암으로 진행하며 발생한다. 가족력·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식사, 비만, 음주, 흡연, 신체활동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젊은 층 대장암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식습관 변화가 꼽힌다. 배달음식은 가공육·기름·정제 탄수화물이 많고 채소는 부족한 데다 야식·과식·음주로 이어지기 쉽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가공육을 대장암과 관련된 1군 발암요인으로 분류하고, 가공육을 매일 50g 섭취할 때 대장암 상대위험이 18% 증가한다고 밝혔다. 육류의 헴철은 장내 N-니트로소화합물 생성과 지질 과산화를 촉진해 점막세포의 DNA를 손상시키고, 고지방식으로 분비가 늘어난 담즙산은 장내 미생물에 의해 이차 담즙산으로 바뀌어 점막 염증과 세포 증식을 촉진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4년 하루 과일과 채소 500g 이상 섭취율이 19~29세 남자 9.8%, 여자 9.1%, 30~39세 남자 17.5%, 여자 13.5%에 그쳤다. 과일·채소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유해 물질이 장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고 대장 점막을 보호한다.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지 않으면 이러한 보호 작용도 약해질 수 있다.
여기에 케이크·빵·아이스크림, 가당음료 등 단 음식과 초가공 식품을 자주 찾는 식습관도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2021년 국제학술지 Gut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가당음료를 하루 2회분 이상 마신 여성의 조기 발병 대장암 위험은 주 1회 미만 마신 여성의 2.18배였다. 2022년 BMJ에 실린 논문에서는 초가공 식품을 가장 많이 섭취한 남성군의 대장암 위험이 가장 적게 섭취한 남성군보다 29% 높았다. 당류와 정제 탄수화물 과잉은 체중 증가와 고인슐린혈증을 부르고,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신호를 활성화해 비정상 세포가 증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비만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대한비만학회의2025 비만 팩트 시트에 따르면 2023년 비만 유병률은 20대 32%, 30대 42%에 이른다. 내장지방은 인슐린 저항성과 만성 염증을 일으켜 대장 점막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여기에 과도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수면이 더해져 장내 미생물 균형을 깨뜨리고 대장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 혈변·배변 변화나 빈혈 시 대장내시경 검사 받아야
대장암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젊은 대장암의 경우 진단 시기가 늦어 병기가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젊다는 이유로 혈변이나 배변 이상이 나타나도 단순히 치질이나 과민성대장 증후군으로 오인하기 쉽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위험 신호는 선홍색이나 검붉은 혈변이다. 육안으로는 치질 출혈과 종양 출혈을 확실히 구별할 수 없다. 또한 갑작스럽게 변비나 설사가 반복되거나 변이 가늘어지는 현상, 배변 후 잔변감, 이유 없는 체중 감소가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오른쪽 대장에 생긴 암은 눈에 띄는 혈변 없이 미세 출혈이 이어져 철결핍성 빈혈과 만성 피로로 먼저 드러날 수 있다.
손효문 부원장은 “젊은 환자의 혈변은 치질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하기 쉬운데, 출혈이 반복되면 대장내시경으로 출혈 부위를 직접 확인해 원인을 밝혀야 한다”라고 말했다.
식생활의 근본적 변화도 중요하다. 가공육 대신 생선·두부·콩·달걀을 선택하고 흰밥·면 일부를 통곡물로 바꾼다. 매끼 채소를 곁들이고 디저트와 가당음료는 횟수와 양을 정한다. 평소 유산소운동과 주 2회 근력운동을 병행하고, 금연과 절주, 규칙적으로 수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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