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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대공원은 ‘광복’과 ‘관순’이라는 이름의 침팬지 2마리를 인도네시아 따만 사파리(Taman Safari)로 반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육 공간이 부족하고 해당 침팬지들이 유전적 보전 가치가 낮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침팬지들이 반출될 시설이다. 동물보호단체는 “(따만 사파리는) 전형적인 동남아의 동물 이용 관광 시설로 돌고래쇼·호랑이쇼, 코끼리 트래킹 등을 운영하고 있다”며 “불과 2~3년 전까지는 호랑이와 사자에게 진정제를 투여해 관람객이 만지고 셀카를 찍을 수 있도록 하는 체험도 운영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8년에는 코끼리를 쇠꼬챙이로 학대하는 정황이 발각되기도 했다”며 “현지 동물보호단체와 국제기구 등은 인도네시아 여행객을 대상으로 ‘인도적 여행을 위해 방문을 자제해야 할 곳’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물보호단체는 서울대공원의 동물 반출 행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도 꼬집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서울대공원은 알락꼬리여우원숭이 21마리를 대구와 부산의 실내 체험동물원으로 반출했다”며 “동물들은 여전히 자연적 환경과는 완전히 차단된 사육장에서 먹이주기 체험 용도로 사육되고 있다”고 일갈했다.
서울대공원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해당 동물원에서는 현재 침팬지 등과 같은 유인원류를 이용한 동물쇼를 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향후에도 반출 예정 침팬지를 이용한 쇼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문서화하고 반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그간 해당 사파리에서 동물쇼를 제외한 여타 문제들도 꾸준히 도마위에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현실을 외면한 안일한 상황 인식이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따만 사파리에서는 한 관람객이 하마 입에 생수 컵을 던져 넣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그보다 전에는 관람객이 동물들에게 술을 먹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따만 사파리는 관람객이 동물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드라이빙 사파리’로 운영 중이다.
한편 침팬지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기’(EN,Endangered) 단계 종으로 분류된 심각한 멸종위기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