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전 실종된 수의대생 윤희씨…父 “100살이 돼도 널 찾겠다”

권혜미 기자I 2025.01.17 18:32:10

19년 전 대학 모임 후 실종된 이윤희씨
당시 원룸 청소 등으로 ‘증거 확보’ 못해
부친 1인 시위…“경찰, 명확히 설명하라”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내 딸 윤희야! 네 아비가 90살이 되어도, 100살이 되어도, 반드시 너를 찾겠다!”

지난 2006년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1인 시위에 나선 아버지의 피켓에 적힌 문장이다.

19년 전 실종된 전북대학교 수의대생 이윤희(당시 29세)씨의 아버지 이동세(88)씨가 17일 오전 8시 30분께 장수 동물위생실험소, 오후 1시 30분께 전주완산경찰서 앞에서 1인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이윤희씨.(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이날 이씨는 “경찰은 부실 수사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이씨는 “당시 경찰은 딸의 컴퓨터 접속 기록을 밝히지 못했으며, 지난해 수사 기록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했는데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며 “경찰은 지금이라도 진실 규명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심판 등을 통해 가까스로 얻어낸 정보를 토대로 당시 딸의 컴퓨터에서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을 삭제한 것으로 보이는 수의대생 A씨를 (오늘) 경찰에 고소했다”며 “이를 토대로 경찰이 조속히 수사해주길 바란다”고 외쳤다.

앞서 이씨는 지난해 윤희씨 실종사건 발생 당시 수사경찰관과 전북청 소속 B경정, 전 전북경찰청장 등을 상대로 3건의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한편 전북대 수의학과 4학년이었던 윤희 씨는 2006년 6월 5일 오후 덕진구 덕진동의 음식점에서 교수와 학과 동료 40여 명과 종강 모임을 가졌다. 해당 음식점은 윤희 씨의 원룸에서 1.5㎞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17일 오후 전주완산경찰서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이윤희 씨의 아버지 이동세 씨.(사진=연합뉴스)
모임은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윤희 씨가 원룸으로 귀가한 시간은 6일 오전 2시 30분께로, 집에 온 윤희 씨는 2시59분께부터 1시간 남짓 데스크톱 컴퓨터로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이용했다.

윤희 씨는 검색창에 ‘112’와 ‘성추행’이라는 단어를 3분간 검색했으며, 컴퓨터는 오전 4시 21분에 꺼졌다. 이것이 윤희 씨의 마지막 행적이었다.

이틀 뒤인 8일 낮, 윤희 씨가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것을 이상히 여긴 학과 친구들은 윤희 씨의 원룸을 찾았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실종 사건 현장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은 채 친구들이 원룸을 청소하는 것을 내버려뒀고, 일주일 뒤 누군가 윤희 씨의 컴퓨터에 접속했는데도 이 과정을 밝혀내지 못했다.

실종된 지 19년이 됐지만 현재 윤희 씨의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만약 윤희 씨가 살아있다면 현재 48세의 중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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