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6)에서 BAL0891의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분석은 한국과 미국에서 진행 중인 진행성 고형암 임상 1상에서 BAL0891을 단독 또는 항암제 파클리탁셀과 병용 투여받은 환자 5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체 환자의 81.5%는 이전에 두 차례 이상 전신 항암치료를 받았으며, 18.5%는 네 차례 이상 치료받은 환자였다.
파클리탁셀 병용군의 객관적반응률은 21.4%, 질병통제율(DCR)은 78.6%였다. 객관적반응률은 종양이 일정 기준 이상 줄어든 환자의 비율이며, 질병통제율은 종양이 줄어들거나 더 이상 커지지 않는 안정병변을 보인 환자까지 포함한 수치다.
단독요법에서는 방광암 환자 1명에게서 종양이 소실된 완전반응(CR)이 관찰됐다. 해당 반응은 7개월 이상 유지되고 있다. 다만 이번 결과는 초기 임상 중간 분석으로, 실제 치료 효과를 판단하려면 추가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검증이 필요하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주요 약물 관련 이상반응으로 호중구감소증이 보고됐다. 호중구는 감염을 방어하는 백혈구의 일종으로, 감소할 경우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신라젠은 용량 조절과 보조요법으로 해당 부작용을 관리할 수 있었으며, 약물 관련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사망한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임상에서는 단독요법의 최대내약용량(MTD)과 임상 2상 권장용량(RP2D)도 확정했다. 최대내약용량은 환자가 견딜 수 있는 최대 투여량이며, 임상 2상 권장용량은 후속 시험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선정하는 용량이다.
BAL0891은 신라젠이 지난 2022년 9월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로부터 도입한 항암 후보물질이다. 세포 분열을 조절하는 효소인 TTK와 PLK1을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저해제로, 암세포의 정상적인 분열 과정을 방해해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신라젠은 당시 계약금 1400만달러(약 185억원)를 포함해 최대 3억3500만달러(약 4400억원) 규모의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3년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4월에는 약 35억원을 들여 원개발사인 네덜란드 크로스파이어가 보유한 BAL0891의 특허와 권리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향후 개발 단계에 따라 지급해야 했던 최대 약 300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 의무를 해소했다.
현재 신라젠은 기존 고형암 임상 외에도 면역항암제 ‘티슬렐리주맙’과의 병용요법, 급성골수성백혈병(AML)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단독요법을 개발하고 있다. BAL0891은 지난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신라젠 관계자는 “이번 중간 분석을 통해 BAL0891 단독요법의 최대내약용량과 임상 2상 권장용량을 확립하고,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에서 초기 항종양 활성을 확인했다”며 “후속 임상 개발을 구체화하고 글로벌 파트너링 논의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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