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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아맥보다 컸다고?”… 1993년 대전에 있던 ‘전설의 아이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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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백 기자I 2026.08.26 11: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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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33.3m·세로 24.7m 초대형 스크린
당시 세계 최대 규모…기네스북에도 등재
대전엑스포 명물로 500명 동시 수용
2014년 철거되며 이제는 역사 속으로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1993년 대전에 ‘용아맥’보다 큰 아이맥스(IMAX)가 있었다. 요즘 영화 팬들이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용아맥 명당’을 검색하고 예매 전쟁을 벌이지만, 30여 년 전 대전에는 스크린 크기만 놓고 보면 그보다 더 어마어마한 녀석이 버티고 있었다. 심지어 세계 최대였다.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 당시 지구관에서 아이맥스 영상을 관람하고 있는 관람객들의 모습.(사진=대전광역시청)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 당시 지구관에서 아이맥스 영상을 관람하고 있는 관람객들의 모습.(사진=대전광역시청)
주인공은 1993년 대전엑스포의 ‘지구관’이다. 당시 쌍용그룹이 운영한 전시관으로, 최근 온라인에서 대전엑스포 사진과 영상이 다시 퍼지면서 이곳에 있던 초대형 아이맥스 상영관도 뒤늦게 소환되고 있다.

크기를 숫자로 보면 입이 벌어진다. 스크린은 가로 33.3m, 세로 24.7m. 아파트 10층 높이에 버금가는 화면이었다. 당시 세계 최대 아이맥스 스크린으로 소개됐고, 이듬해인 1994년에는 기네스북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금 국내 아이맥스의 ‘성지’로 불리는 CGV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 이른바 ‘용아맥’과 비교하면 더욱 흥미롭다. 최신 멀티플렉스가 아니라 삐삐를 차고 다니던 시절 대전에 이미 가로 33m가 넘는 아이맥스가 있었던 셈이다.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 당시 지구관에서 상영 중인 아이맥스 영상.(사진=대전광역시청)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 당시 지구관에서 상영 중인 아이맥스 영상.(사진=대전광역시청)
당시 기준으로도 압도적이었다. 대전엑스포 개최 전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지구관 스크린은 당시 국내 최대였던 서울 63빌딩 아이맥스의 약 1.8배에 달했다. 객석도 약 50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그야말로 ‘화면으로 찍어 누르는’ 극장이었다.

이런 괴물 같은 상영관이 갑자기 대전에 등장한 배경에는 1993년 대전엑스포가 있다. 8월 7일부터 11월 7일까지 93일간 열린 대전엑스포에는 14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렸다. 첨단 과학기술을 보고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고, 초대형 영상 역시 당시로서는 최첨단 체험이었다.

지구관의 주제는 ‘인류와 자연의 사랑’이었다. 관람객들은 전시 공간을 지나 거대한 스크린으로 자연과 환경을 다룬 영상을 만났다. 요즘처럼 특정 영화를 ‘아이맥스로 봐야 한다’며 특별관을 찾았다기보다 아이맥스 자체를 보러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영화보다 ‘저렇게 큰 화면이 있다고?’라는 놀라움이 먼저였던 시대다.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 당시 개관한 지구관 외관.(사진=대전광역시청)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 당시 개관한 지구관 외관.(사진=대전광역시청)
엑스포가 끝났다고 바로 사라진 것도 아니다. 지구관은 이후 엑스포과학공원의 전시관으로 활용됐고 아이맥스 상영도 계속됐다. 1990년대 후반까지도 가로 33.3m, 세로 24.7m의 거대한 화면으로 관람객을 맞았다.

하지만 ‘세계 최대’도 세월은 이기지 못했다. 엑스포과학공원의 시설 재편 과정에서 지구관은 2014년 철거됐고, 거대한 아이맥스 스크린 역시 자취를 감췄다.

30여 년이 흐른 지금 극장가는 다시 아이맥스와 돌비시네마, 4DX(4차원 영화 상영 시스템) 등 ‘극장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앞세워 관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지구관은 시대를 꽤 앞서간 공간이었다. 이제는 사진과 기록으로만 만날 수 있지만, 1993년 대전에 세계 최대 아이맥스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극장사의 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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