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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 '커여워' 야민정음, 언어파괴냐 언어유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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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송 기자I 2017.10.24 15:39:39
[사진=페이스북 캡처]
[이데일리 e뉴스 조유송 인턴기자] “댕댕이 커여워.” 페이스북 어느 한 페이지에 실린 게시물이다. ‘멍멍이(강아지)’를 ‘댕댕이’로, ‘귀여워’를 ‘커여워’로 바꿔 썼다. 모양이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멍’을 ‘댕’, ‘귀’를 ‘커’로 대체했다.

이른바 ‘야민정음’ 표현이다. 야민정음은 야구갤러리의 ‘야’에 ‘훈민정음’을 합친 말이다. 이처럼 야민정음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야구갤러리에서 태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자가 늘면서 점차 다른 커뮤니티로 퍼졌다고 한다. ‘댕댕이’나 ‘커여워’ 등 일부 표현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야민정음 이용자들은 단어의 본뜻에 구애받지 않고 모양만 비슷하면 자음이나 모음을 다양하게 바꿔 적는다. ‘대전광역시’는 ‘머전팡역시’가 되고 매울 ‘신(辛)’자는 ‘푸’가 된다. 사람 이름도 예외는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박ㄹ혜 전 머통령’으로, ‘유재석’은 ‘윾재석’이 된다.

대전대 학생들이 2015년 12월에 ‘야민정음’ 사례를 모아 만든 현수막. ‘괴꺼솟’은 ‘피꺼솟’(피가 거꾸로 솟는다)을, ‘세종머앟’은 세종대왕의 야민정음식 표기 [사진=나무위키]
이용자가 늘면서 야민정음의 일부 단어는 통·번역 서비스도 인식할 정도다. 구글 번역기에 ‘머통령’을 입력하면 바로 ‘대통령’을 뜻하는 ‘President’로 번역된다. 구글이나 네이버, 한글과컴퓨터 등 자동 통·번역을 지원하는 업체들이 인터넷이나 모바일에서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대한 양의 단어들을 통번역에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람들이 ‘머통령’ 등 일부 야민정음 단어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사진=구글 번역기 캡처]
전문가들 입장은 ‘하나의 문화’라는 긍정적 평가와 ‘언어파괴’라는 비판으로 나뉜다. 먼저 야민정음이 저속한 표현에 자주 쓰일 우려가 있지만 지나치지 않는 선에서 보면 언어적 유희 또는 창의력 발현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이다. 반면, 야민정음이 언어라는 사회적 약속을 깨는 것임과 동시에 우리말의 정체성을 훼손시킨다는 입장이다.

누리꾼들의 입장은 다양하다. 네이버 아이디 ‘rpl3****’는 “캡숑짱...쓰는사람있음? 유행지나면 안쓴다”라며 야민정음을 하나의 유행으로 보는 반응을 보였다. ‘s2jj****’는 “언어놀이는 좋은거 같은데 혐오성 비하 신조어는 좀 그렇지”라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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