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82개 시민사회단체와 51개 예비역 안보단체로 구성된 ‘사관학교 폐교 저지 국민연대’는 2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방부는 3군 사관학교 폐교 및 단일 국군사관학교 창설 계획을 즉각 전면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이희범 NGO 총연합회장은 “80년 가까이 조국을 지켜온 호국의 요람인 3군 사관학교가 일순간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정부가 ‘합동성 강화’라는 포장지를 씌워 사관학교 통폐합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에 따른 각 군 전문성 약화 우려도 제기됐다. 신도철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는 “육·해·공군은 작전 환경과 장비, 요구되는 전투 기술이 근본부터 다르다”며 “각 군의 특성에 맞는 전문 장교는 4년간의 교육과 훈련을 통해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합동성 강화가 필요하더라도 각 군의 전문성을 희생하는 방식의 통합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새 캠퍼스 건립과 기존 시설 재배치에 따른 비용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조성환 정교모 공동대표는 “기존 3개 사관학교 캠퍼스를 두고 지방에 새 학교를 짓고 관련 시설까지 이전하는 데 최소 10조원 이상이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초급 간부 처우 개선과 첨단 무기 확보에 사용해야 할 예산이 정치적 치적을 위한 토목사업에 낭비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다만 10조원은 국민연대 측 추산으로,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정한 사업비는 아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육·해·공사 총동창회 간 진실공방도 다시 거론됐다. 이정린 전 국방차관은 “국방부 장관은 군 원로들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도 돌아서면 청와대 말 한마디에 약속을 뒤집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3군 사관학교 총동창회장단은 지난 12일 안 장관과 면담한 뒤 안 장관이 현행 사관학교 체제를 유지하면서 개선하는 방안도 열린 자세로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는 안 장관이 현행 체제 유지 방안을 언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총동창회는 안 장관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며 공청회 불참까지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공청회에는 참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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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대는 그러나 공청회가 실질적인 정책 재검토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은구 트루스코리아 상임대표는 “대통령이 이미 지난 5일 국방부 업무보고와 18일 을지 국무회의에서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라고 못 박았다”며 “결론을 정해놓고 여는 공청회는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16일 대전 자운대에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창설하는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생도들이 저학년 때 통합교육을 받고 고학년부터 육·해·공군별 특성화 교육을 이수하도록 해 합동성과 군별 전문성을 함께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미래전 양상 변화에 대응하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연합작전을 주도할 장교를 양성하기 위해 장교 교육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연대는 앞으로 ‘사관학교 폐교 저지 1000만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정부 정책의 위헌성과 위험성을 검증할 ‘국민 검증단’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오는 31일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식 발대식과 범국민 결의대회를 열고, 9월부터 대규모 궐기대회 등 본격적인 대정부 투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국민연대는 결의문을 통해 국군사관학교 창설 계획의 전면 백지화와 정치 논리에 따른 장교 양성체계 개편 중단, 정책 책임자들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회장은 “국방은 정권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3군 사관학교를 지켜내기 위한 범국민 행동에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