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새 앨범 낸 피아니스트 조성진
라벨 탄생 150주년, 독주·협주곡 전곡 녹음
"완벽주의와 거리 멀어…작곡가 의도 늘 고민"
6~7월 韓 리사이틀 투어, 연말엔 경기필 협연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스스로 자신을 평가하는 일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 피아니스트 조성진. (사진=유니버설뮤직) |
|
피아니스트 조성진(31)이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10주년에 대해 밝힌 소회다. 20일 저녁 온라인 화상 간담회로 기자들과 만난 그는 “10년간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영감을 얻었고 꾸준히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며 “음악이 좋아서 피아니스트가 되고자 했던 마음 그대로 음악인으로 계속 발전하고 싶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조성진은 세계 3대 음악 콩쿠르 중 하나인 쇼팽 콩쿠르 2015년 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듬해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과 전속 계약을 맺었고, 쇼팽, 드뷔시, 모차르트, 슈베르트, 리스트, 헨델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앨범으로 선보였다.
| 피아니스트 조성진. (사진=유니버설뮤직) |
|
이날 간담회는 2년 만의 새 앨범 ‘라벨: 피아노 독주 전곡집’ 발매를 기념해 열렸다. 프랑스 출신 작곡가 라벨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진이 직접 DG에 제안한 프로젝트다. 앨범은 지난 17일 발매됐다. 다음 달에는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 보스턴 심포니와 함께 녹음한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앨범도 나온다.
라벨은 조성진이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릿광대의 아침 노래’로 처음 접한 작곡가다. 예원학교를 다닐 땐 친구들과 라벨의 ‘스카르보’를 치며 놀기도 했다. 파리국립고등음악무용원을 다니면서 라벨의 음악과 더 친숙해졌다. 한 작곡가의 모든 피아노 작품으로 앨범을 녹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성진은 “지적이면서도 완벽주의인 라벨의 음악 세계를 많은 이들이 함께 경험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 피아니스트 조성진. (사진=유니버설뮤직) |
|
조성진 또한 무대 위에선 라벨 못지않게 완벽한 연주를 추구한다. 그러나 조성진은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처럼 완벽주의 연주가를 여럿 만났는데, 이들에 비하면 내 연주는 아무 것도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작곡가의 의도를 어떻게 하면 잘 살릴 수 있을지를 고민할 뿐”이라면서 “음악엔 정답이 없다”고 덧붙였다.
조성진은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리사이틀 투어에 나선다. 미국과 유럽을 거쳐 6~7월 한국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연말에는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김선욱이 예술감독으로 있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조성진은 “외국 오케스트라와 많이 연주하다 보니 이제는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과 음악을 만들 때 행복하다”며 “(김)선욱이 형의 제안에 ‘시간이 된다면 같이 하겠다’고 흔쾌히 수락했다”고 전했다.
| 피아니스트 조성진. (사진=유니버설뮤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