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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가짜뉴스가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이에 대한 논쟁이 있다는 건 오히려 희망적이다. 가짜뉴스가 나옴으로써 인간은 정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빨리 배우고 수정할 수 있다. 가짜뉴스가 변화로 가는 다리가 되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팩트풀니스’의 공동저자인 안나 로슬링(44)은 가짜뉴스가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긍정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로슬링은 10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내한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정확한 팩트와 데이터에 근거한 뉴스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세상에 대해서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사실에 근거해 세상을 바라봐야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요한 일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책은 시아버지이자 스웨덴 보건학자인 故한스 로슬링, 남편 올라 로슬링과 함께 집필했다. 극빈층의 비율, 여성의 교육 기간, 기대 수명, 자연재해 사망자 수 등을 최신 통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개하며 언론 등에 휘둘리지 않고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미국·영국·일본 등 40개국에 출간돼 전 세계 100만 부를 돌파했고, 빌 게이츠는 사회로 진출하는 청춘에게 이 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로슬링은 사람들이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를 벗어나는 도구로 제안하는 것이 ‘팩트풀니스(factfulness)’다. 우리 말로는 ‘사실 충실성’이란 뜻으로, 팩트(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태도와 관점을 의미한다.
“‘이 세상을 어떻게 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책을 쓰게 됐다. 문맹퇴치는 많이 이루어졌지만, 데이터를 어떻게 읽고 대응할지는 배워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책은 지나치게 극적인 사고방식을 어떻게 컨트롤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팁을 주고 있다.”
그는 사실에 충실해서 의사 결정을 한다면 보다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단언한다. 오히려 과도하게 부정적일 때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이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건 ‘세상이 좋다’가 아니라 ‘세상은 우리의 생각보다 좋다’는 사실이다. 나는 낙관주의자도 아니고 비관주의자도 아니다. 오히려 ‘가능성 옹호주의자’다. 책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두 가지다. ‘사실에 기반해서 판단하라’와 ‘사실에 기반해서 가장 효과적인 결정을 하라’는 것이다.”
책에서는 ‘세계 인구의 다수는 어디에 살까’ ‘오늘날 세계 기대 수명은 몇 세일까’ 등 사실을 묻는 13개의 질문을 적어놓았다. 전 세계를 돌며 강연을 할 때 대중들에게 같은 질문을 하는데 한국의 점수가 가장 높게 나왔다고 한다. 안나는 “한국은 굉장히 짧은 시간에 엄청난 변화와 성장을 겪었다”며 “높은 교육열 또한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가 나온 중요한 원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슬링은 ‘사실 충실성’ 태도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면 우리의 삶에서 스트레스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데이터에 스토리텔링을 입혀 쉽게 전달하는 작업들을 앞으로도 계속할 예정”이라며 “전 세계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5년이나 10년마다 데이터를 업데이트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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