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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홈플러스 관련 익스포저 관리 가능 수준…상법 개정안 지지 못해”

박순엽 기자I 2025.03.05 14:19:53

‘증권사 CEO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발언
“홈플러스 대금 정산, 외담대 부분 챙겨볼 계획”
상법 개정안 ‘비판’…“규정 자체의 모호함 있어”
ETF 수수료 인하 관련해 “이해충돌 문제 점검”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과 관련해 금융권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거래 업체와의 대금 정산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점검하면서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도 챙겨볼 계획이라는 뜻을 드러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 - 증권회사 CEO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금융권 손실 우려할 상황 아냐”

이 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홈플러스는 재무구조도 좋지 않고 영업손실이 여러 회계연도에 걸쳐 발생해 눈여겨보고 있었다”며 “신용평가사에서 평가 등급을 조정하면서 단기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생겨 이런 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홈플러스와 관련한 금융회사 익스포저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유통업 특성상 다양한 부동산 자산에서 비롯되는 담보가치가 있어 금융권에서 대규모 손실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사별로 충당금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개별회사별로 분석한 결과 크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이 원장은 “일부 거래 업체의 대금 정산과 관련한 이슈가 생길 수 있어 점검하는 중”이라며 “태영건설 워크아웃이나 티메프 사태 때처럼 홈플러스가 추가로 외담대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이러한 부분을 챙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담대는 원청업체가 대금을 현금 대신 외상매출채권으로 지급하면 협력업체가 은행에서 이 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을 말한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MBK파트너스의 책임론에 대해선 “특정 산업이 사모펀드(PEF) 시스템과 투자 회수 구조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고, 이런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이 원장은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에 따른 부작용을 꾸준히 점검하고 있다며 자본시장연구원에 발주한 연구용역을 기초로 올 상반기 중 점검에 나설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상법 개정안, 악마는 디테일에 있어…법사위서 후다닥 통과”

또 이 원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된 상법 개정안에 대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며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고 ‘후다닥’ 통과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넓히는 내용의 해당 개정안이 기업 경영 위축과 소송 남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원장은 “법사위에 통과된 상법 개정안에 등장하는 ‘총주주’나 ‘전체 주주’는 기존 우리 법령에 있던 개념과는 명확히 일치하지 않아 해석의 영역에 빠질 수밖에 없는 규정 자체의 모호함이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의무 규정 하나만 통과시키는 상법 개정안을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상법 개정에 따른 과도한 형사화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상법상 특별배임죄를 폐지하거나 특정 단계를 거칠 시 배임죄가 적용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절차법인 자본시장법 개정도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이사들의 자기방어 장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원장은 최근 경쟁이 격화한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 인하와 관련해선 “ETF 실태 점검 결과 대형사들이 대표 지수 ETF 수수료를 내리면서 다른 ETF 수수료를 올리는 등으로 손실을 다른 곳으로 전가하는 움직임이 확인됐다”며 “한 곳에서 깎은 수수료를 다른 곳에 전가하는 건 이해충돌 문제가 있어 주요 검사 과정에서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삼부토건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선 “일부 이해관계자들이 100억원대 이익 실현이 있었다는 건 부인하기 어렵지만, 특정 사실 하나만으로 불공정거래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현재 조사하고 있는 사안으로, 광범위한 자금 흐름이나 이들 간의 연계성을 조사하고 있다는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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