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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에 가장 큰 타격을 주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차에 부과한 25%의 관세다. 2023년 일본은 미국에 150만대 이상의 차량을 수출했다. 자동차 수출액만 400억달러(약 55조원) 이상이다.
도요타는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약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돼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기업으로 꼽힌다. 혼다는 관세로 인한 피해가 크다며 2030년까지의 투자 계획을 기존 10조엔(약 96조원)에서 7조엔(약 67조원)으로 축소했다.
일본산 자동차 뿐 아니라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도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으며, 기타 산업 제품에도 24%의 ‘상호주의 관세’가 적용된다. 이마이 다다시 일본제철 사장은 미국의 관세에 대해 “국내외 철강 산업에 간접적 영향을 포함한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른 기업들도 생산거점을 미국으로 이전하거나 가격 인상을 검토하는 등 관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책을 준비 중이다.
일본 거시 경제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1분기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동기대비 0.7% 감소하며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유지되면 일본 경기는 더 침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기업 대부분은 제품 가격 인상을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관세 피해 규모를 추산했다. 수치를 제시한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수십억 엔’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FT는 이를 30억 엔으로 간주해 집계했다. 도요타와 마쓰다의 경우 월간 피해 규모를 바탕으로 회계연도 전체에 대한 연간 피해를 단순 환산했다.
일본은 오는 23일 이후 미국과 3차 관세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2차 관세 협상에서 일본 측은 자동차 관세를 포함해 관세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으나 미국 측은 상호관세만 협의 대상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