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AI 모델 개발을 넘어 국민 대상 AI 서비스, 산업·보안 AI, AI 데이터센터(AIDC)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조직도 바꿨다. 통신과 AI를 각각 사내회사(CIC)로 운영하는 ‘MNO·AI 양대 CIC’ 체제를 도입해 사업 특성에 따라 의사결정과 투자 속도를 달리할 수 있도록 했다. 통신 본업은 안정적인 고객 기반과 서비스 경쟁력에 집중하고, AI는 빠르게 변하는 기술과 시장에 맞춰 기동성을 높이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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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7일 공개한 2차 단계평가에서 SKT 정예팀은 총점 70.6점으로 참여팀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업스테이지(69.9점), LG AI연구원(69.0점)을 앞섰다. 이번 평가는 국내 벤치마크와 전문가 평가, 전문 사용자 평가, 일반 사용자 평가 등을 종합해 이뤄졌다.
SKT는 한국의 언어·문화·역사적 맥락을 평가하는 국내 벤치마크와 실제 활용성을 검증하는 사용자 평가 등에서 강점을 보였다. 글로벌 모델과의 단순 성능 경쟁을 넘어 국내 이용 환경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는 AI 모델 개발 역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SKT는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 ‘A.X K’ 계열을 중심으로 AI 모델 경쟁력을 키워왔다. 500B(5000억개) 매개변수 규모의 ‘A.X K1’ 등 대규모 모델 개발 경험을 축적하며 글로벌 빅테크 의존도를 낮추는 ‘소버린 AI’ 경쟁에도 참여하고 있다.
모델 넘어 ‘국민이 쓰는 AI’로…‘모두의 AI’ 사업자 선정
AI 모델에서 확보한 경쟁력은 서비스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SKT는 28일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전 국민 AI 서비스 보편적 활용 지원(모두의 AI)’ 사업 수행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 6개 컨소시엄이 경쟁한 가운데 SKT·카카오·KT 등 3개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SKT가 제시한 방향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을 넘어 ‘일을 대신하는 AI’다.
취업 준비, 금융·가계 관리, 공공서비스 이용 등 일상에서 필요한 정보를 AI가 찾아주고 후속 업무까지 연결하는 AI 에이전트를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자체 AI 모델뿐 아니라 그동안 ‘에이닷’을 통해 축적한 AI 에이전트 기술과 2250만명 규모의 이동통신 고객 접점도 AI 서비스 확산의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
AI 모델을 만드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델→에이전트→서비스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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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험대는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특파모)’ 사업이다.
현재 SKT-업스테이지 컨소시엄과 네이버클라우드-LG 진영이 출사표를 던지며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SKT 컨소시엄에는 독파모 2차 평가를 통과한 SKT와 업스테이지가 함께 참여한다. 여기에 SK쉴더스, 안랩(053800), 시큐아이, 이글루코퍼레이션, 라온시큐어(042510) 등 국내 주요 보안기업이 합류했다.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역량과 보안 현장의 데이터·서비스 역량을 결합해 AI가 사이버 위협을 탐지하고 대응하는 ‘에이전틱 보안’ 체계를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아직 사업자 선정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독파모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AI 모델 개발사와 국내 주요 보안기업이 결집했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통신·AI 양대 CIC…AI데이터센터도 성장축으로
SKT의 변화는 기술과 서비스에만 그치지 않는다. 조직 자체를 AI 시대에 맞게 바꾸고 있다.
SKT는 2025년 11월 조직개편에서 통신(MNO)과 AI를 양대 CIC로 재편했다. MNO CIC는 통신 본업의 경쟁력 회복과 고객 신뢰 확보에, AI CIC는 유연하고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과 실질적인 성과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
통신처럼 안정적인 서비스 품질과 고객 기반 관리가 중요한 사업과 기술 변화가 빠른 AI 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의사결정과 사업 운영 방식을 달리하겠다는 것이다.
AI CIC에서는 B2C AI와 B2B AI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AI CIC 내 AIDC 사업 조직을 ‘AI DC 사업본부’와 ‘AIDC 개발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AI 인프라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기 위한 움직임이다.
특히 AI DC 사업은 SKT·SK호라이즌·SK하이퍼로 역할을 나눠 전략·운영·신규 개발의 3각 편대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재편하고 있다. SKT는 전체 사업 전략과 글로벌 협력을 맡고, SK호라이즌은 기존 데이터센터 운영·확장, SK하이퍼는 대규모 신규 AI DC 개발에 집중한다.
SKT는 SK호라이즌에 총 3조800억원 규모의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도 51% 지분을 유지해 경영권을 확보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사업 확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SKT 목표주가를 12만원에서 15만원으로 25% 올렸다.
통신에서 확보한 가입자·네트워크·데이터 역량은 MNO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AI와 AIDC는 기술과 시장 변화에 맞춰 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사업별 운영 방식을 달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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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의 최근 행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확장’과 ‘연결’이다.
독파모가 AI 모델 경쟁력을 검증받는 무대라면 ‘모두의 AI’는 이를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로 확장하는 단계다. 특파모는 AI를 국가 사이버 안보와 산업 영역으로 넓히고, AIDC는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를 맡는다.
AI 모델과 에이전트, 서비스, 데이터센터를 별개의 사업으로 두기보다 하나의 AI 밸류체인으로 연결하는 전략이다.
AI 시장은 기술 변화가 빠른 만큼 기술력뿐 아니라 의사결정과 투자 속도도 중요하다. MNO와 AI를 CIC로 분리하고 AI CIC 안에서 AIDC 등 새로운 성장 분야를 확대하는 것도 사업별 특성에 맞춰 자원을 배분하고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선택이다.
물론 정부 프로젝트 성과만으로 SKT의 AI 경쟁력이 모두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시장에서 AI 사업이 수익성과 성장성을 만들어낼지는 별도의 과제다.
다만 과거 통신망과 가입자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AI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에이전트와 서비스로 연결한 뒤 산업·국가 영역으로 확장하고, AI를 구동할 인프라까지 확보하는 방향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SKT가 통신을 넘어 AI 모델·서비스·인프라를 연결하는 기술기업으로 자리 잡을지는 결국 시장에서의 성과가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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