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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선 부동산 침체와 소비·투자 부진으로 기업의 차입 수요가 약해지고 가계 역시 대출을 줄이면서 은행자금이 채권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다. 장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도 중국 국채금리가 최저 1.6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30년물 국채 금리가 20년 만에 최고 수준인 5.304% 부근에서 출렁였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국채 시장 폭락을 진정시키기 위해 바이백(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이른바 ‘기간 프리미엄’을 지속적으로 요구 중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 28일 잭슨홀 회의에서 나온 워시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은 미 국채시장의 새로운 악재로 떠올랐다. 워시 의장이 연설에서 고용보다 물가 안정을 정책의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뜻을 내비치자 단기물 국채 금리는 즉각 상승했다.
특히 워시 의장이 시장과의 소통 방식을 변경해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안내)를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미 국채 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리샹룽 장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국채의 변동성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면서도 “독자적인 구조에 따라 움직이는 중국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SCMP는 세계 양대 채권 시장간의 이 같은 격차는 글로벌 자금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적자와 급격한 국채 발행 확대 속에서 투자자들은 미국 자산에서 벗어나 투자 다변화를 모색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정책 기조도 대조적인데, 중국은 디플레이션 극복을 위해 금리 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반면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 채권 시장은 기술주의 폭락과 경기 둔화의 여파를 피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지난 한 달간 강세를 이어왔다. 7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지표가 모두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 가운데,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디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기 악화를 막기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4일 1.677%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같은 위안화 강세와 국채가격 상승세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불러모았다. 중국 인민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7월에만 95억 위안(약 14억 달러) 규모의 중국 국채를 매수하며 3개월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채권 시장 규모는 약 200조 위안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 비중은 전체의 약 2%인 4조 3000억 위안 수준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선 견조한 미국 경제, 인공지능(AI) 관련 자금 수요, 미국 국채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는 일본 국채 금리 상승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미 장기 국채 금리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스콧 솔로몬 T. 로우 프라이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변동성이 큰 에너지 가격, 견조한 미국 성장세, AI 관련 투자, 정부 및 기업의 채권 공급 증가, 해외 채권에 대한 일본의 수요 변화 등을 종합해 볼 때 ‘글로벌 듀레이션’(자금 회수 기간) 투자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런 구조적 요인들로 인해 장기 국채 금리가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