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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드라마 제작사 아크미디어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파두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 △크림 등 총 4곳의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올해는 에이블리와 리벨리온 두 곳만이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하는 데 그쳤다.
에이블리의 유니콘 등극은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국내외 벤처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투자는 물론 펀드레이징까지 어려워진 시기에 큰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 리벨리온 역시 국내 스타트업으로서는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그룹 아람코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AI팹리스계 첫 유니콘이 됐다는 점에서 기대를 받고 있다.
올해 스타트업 투자 시장도 침체에서 벗어나 서서히 회복하는 분위기지만, 초기 투자는 주춤하면서 벤처업계 위기감은 여전하다.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DIVA)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신규투자금은 총 5조1424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1196억원) 대비 24.8% 늘었다.
그러나 2021년부터 후기 투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37.8%였던 후기 스타트업 신규 투자 비중은 올해 같은 기간 45%로 늘었다. 자연스럽게 초기 투자 비중은 24.6%에서 20%로 줄었다. 대개 초기 단계 기업은 창업 후 업력이 3년 미만, 중기는 3년 이상 7년 미만, 후기는 창업 후 7년 이상 된 기업이 해당한다.
이는 모험적인 투자를 하려는 투자사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향후 몸집을 키울 수 있는 스타트업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도 시드(Seed), 초기 단계 투자들만 이어지고 있어 투자사들이 적극적으로 돈을 풀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한 벤처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매출이나 수익에서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기업들을 위주로 투자가 집중되는 현상은 어느 정도 이어질 것”이라며 “에이블리 사례처럼 글로벌 투자를 유치하려는 분위기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