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는 이날 186수만에 이세돌 9단에 ‘불계승’을 거뒀다. 1국 초반 이세돌 구단은 유리한 고지를 잡은 듯 했으나 막판 30여분을 남겨두고 알파고에 패했다. 인공지능이 바둑에서 인간 최고수를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 자회사인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챔피언 판후이 2단을 5대 0으로 누르면서 인간 프로기사를 이긴 최초의 인공지능이 됐고, 이번에는 최초로 세계 바둑 1인자까지 제압했다.
알파고는 1997년 당시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를 꺾은 IBM 슈퍼컴퓨터 ‘딥블루’와 달리 실체가 없다. 클라우드 컴퓨터에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다.
9일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은 이런 알파고의 특징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알파고는 형체가 없다. 쉽게 말해 소프트웨어다. 높이 2m, 무게 1.4톤의 딥블루와 다른 점이다.
알파고와 이 9단 간 대국은 대한민국 서울 광화문에 있는 호텔이다.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는 알파고의 소재는 개발사 딥마인드가 있는 영국 런던이다. 컴퓨터의 본체 격인 서버는 미국에 있는 구글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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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2억회의 연산을 하는 슈퍼컴퓨터도 감히 도전하지 못했던 바둑의 영역에 알파고가 발을 들일 수 있었던 요인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과거 사례를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하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에 있다.
딥블루가 체스에서 유리한 수를 무작위로 검색하는 것과 달리 알파고는 과거 학습 사례를 토대로 유리한 수만 계산한다. 쉽게 말해 딥블루가 체스의 규칙을 입력해 개발된 전문가 시스템이라면 알파고는 스스로 바둑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찾아가는 소프트웨어다.
이를 위해 알파고의 개발사 딥마인드는 기존 몬테카를로 트리탐색(MCTS) 방식에 ‘컨볼루션 신경망(CNN)’을 통한 딥러닝 방식을 적용했다.
알파고는 CNN에서 ‘정책망’과 ‘가치망’이라는 2개의 인공신경망을 이용해 전문 바둑 기사들의 패턴을 학습한다. 이 신경망은 수백만개의 신경세포와 같은 연결 고리를 통해 대국 정보를 얻는다. 정책망은 이른바 정보를 입수하고 특정 시점에서 가장 승률이 높은 것을 예측한다. 가치망은 국지적인 패턴 인식을 통해 승산을 판단한다.
알파고 개발사 딥마인드는 자체 신경망 간에 수천만 회의 바둑을 두고 강화학습을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분석하고 스스로 새로운 전략을 발견한다.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컴퓨팅 능력이 필요하다. 과거 IBM이 슈퍼컴퓨터를 선택했다면 딥마인드는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는 “알파고 이후에 인공지능의 범용화를 위한 시도를 할 것”이라며 “지능을 분석하고 인류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실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궁극적으로 범용 학습 기계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하사비스 CEO는 범용화된 인공지능 기술을 ‘인공범용지능(AGI·Artificial Global Intelligence)’라고 불렀다. 그는 “AGI를 헬스케어나 로봇, 스마트 시스템 등에 적용할 수 있다”며 “의료보건 분야가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진이 기계학습과 AI를 활용하면 더욱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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