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6시 기준 7만5000명 접수
이미 3750대 1…盧·朴 선고 당시 경쟁률 넘겨
종전 가장 높은 경쟁률은 尹 첫 변론준비기일
"중요도 크고 정치적 세 결집" 원인 분석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 방청 신청이 역대 최고 경쟁률 기록을 새로 썼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방청 신청이 폭발적인 관심을 끌며, 이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기록을 넘어섰다.
 | 윤석열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대통령 기록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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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헌재 홈페이지를 통한 실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방청 신청자 수는 7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접수 마감시한인 3일 오후 5시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어 실제 최종 신청자 수는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재까지 경쟁률만 3750대 1에 달해 역대 최고 경쟁률을 갈아치웠다.
 |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재판관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불임명 관련 권한쟁의심판 선고에 입장해 자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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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선고 기일에 일반 국민 방청석 20석을 배정했다. 당첨자는 헌법재판관들이 주문과 의견을 읽는 대심판정에 들어가 가까운 거리에서 실시간으로 선고를 지켜볼 수 있다. 헌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가지 방식으로 방청 신청을 받는데 안전 등을 이유로 사안별로 온라인 접수만 받기도 한다. 이번 탄핵 선고 역시 전날 오후 4시부터 온라인 접수만 받고 있으나 신청자가 몰리면서 한때 대기자 수가 9만명에 달해 접속조차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방청 신청을 접수한 김모씨(34)는 “당첨이 어려울 것 같긴 하지만 역사적인 현장에 있고 싶어 신청했다”고 말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현상에 대해 “이전 대통령 탄핵사건에 비해 중요성이 더욱 크고 판결이 미칠 영향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것을 국민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 “판결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지만 장외 집회와 방청 신청 열기 등을 통해 심판 그 이후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정치적 세 결집과 동원 차원”이라고 진단했다. 대통령 탄핵 선고가 드문 일인데다가 정치적으로 진영이 첨예하게 양분된 현 상황에서 현장에 직접 참여하고 싶은 국민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헌재 역사상 일반 국민 방청 신청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선고 사건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였다. 박 전 대통령 선고에는 24명 선정에 1만9096명이 몰려 79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다만 변론과 변론준비기일을 포함해 온라인 방청 신청이 가장 많았던 사례는 지난해 12월 27일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이다. 당시에는 9명 선정에 2만264명이 접수해 경쟁률이 2251대 1을 기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선고 때는 60명 선정에 1278명이 신청해 21.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3일 오후 5시까지 방청 신청을 받은 후 전자 추첨을 통해 선발하고, 당첨자에게는 개별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방청 절차를 안내할 계획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측은 선고 당일 법정 출석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법적으로 피청구인의 출석 의무는 없다. 앞서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도 탄핵심판 선고기일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