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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에 '이스라엘 암살 시도 가능성' 비밀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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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경 기자I 2026.07.03 10:45:32

美, 아락치 외무장관·갈리바프 국회의장 암살 우려
평화협상 본격화된 봄부터 중동국가 통해 경고
이란, 협상 대표 보호 위해 전투기 호위…비상착륙
"휴전 이후 美·이스라엘 목표 달라져" 평가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이 올해 봄 이란과 휴전 연장 및 평화 협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협상 대표를 암살하려 할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암살이 현실화될 경우 협상이 즉각 결렬되고 전쟁이 재개될 수 있다고 판단해 중동 국가들을 통해 이란 측에 경고까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현직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이 이란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을 암살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가운데)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한 이란 대표단이 지난달 21일 스위스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미국·이란·파키스탄·카타르 4자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사진=AFP)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가운데)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한 이란 대표단이 지난달 21일 스위스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미국·이란·파키스탄·카타르 4자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사진=AFP)
미국은 이스라엘의 암살 시도가 협상을 무산시키고 교전을 재점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일부 중동 국가들을 통해 이란에 “이스라엘이 두 인사를 겨냥할 가능성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요청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해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은 전쟁 초기에 이란 최고위급 인사인 두 사람을 잠재적 군사적 표적으로 봤으나, 협상이 본격화된 이후에는 협상 대표를 제거하는 것이 미국의 외교적 목표와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판단했다.

암살 시도에 대비해 이란은 협상 기간 동안 고위 관리들에 대한 각별한 보안 조치를 취했다. 지난 4월 파키스탄 이슬라바마드 고위 회담 당시 이란 정보당국은 파키스탄과 카타르를 통해 미국에 “이스라엘이 협상단을 겨냥한 비밀작전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요구했으며, 이에 따라 파키스탄 공군 전투기들은 70여 명의 이란 대표단이 탑승한 항공기를 이란 국경에서 이슬라마바드까지 왕복 호위했다고 NYT는 전했다.

귀국길에서도 이스라엘의 암살 위협 대비는 이어졌다. 이란 보안당국은 갈리바프 의장이 탑승한 귀국 항공기에 “이스라엘이 항공기를 공격할 계획이며, 이스라엘 전투기 두 대가 이라크 인근 서부 국경을 넘어 이란 영공에 진입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통보했다. 갈리바프 의장의 선임 보좌관인 마흐디 모하마디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결국 항공기는 파키스탄 국경에서 가장 가까운 이란 도시인 마슈하드 공항에 비상착륙했고, 대표단은 이후 약 8시간 동안 육로를 이용해 테헤란으로 이동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3월 이스라엘이 아라그치 장관과 갈리바프 의장을 암살 대상 명단에 올렸다가 미국이 협상을 추진하면서 일시적으로 제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관리와 중동 지역 관계자는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최소한 갈리바프 의장이 암살 대상 명단에 포함된 사실을 파악했고, 이스라엘에 공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번 전쟁은 지난 2월 28일 이스라엘이 미국 정보당국의 정보를 토대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지도부를 공습하면서 시작됐다.

미국은 해군과 미사일 전력을 주로 공격한 반면, 이스라엘은 전쟁 초기부터 이란 지도부 제거를 우선순위로 삼아 가능한 많은 고위 인사들을 제거하는 데 집중했다. 그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 상대로 기대했던 실용주의 성향 인사들도 사망했다. 이란 최고 국가안보 책임자였던 알리 라리자니와 전 외무장관 카말 하라지는 미국과 협상에 참여하던 중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했다.

이는 전쟁 초반에는 일치했던 미국과 이스라엘의 목표가 이후 엇갈리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실제 이스라엘 정부는 4월 휴전 이후부터 협상 자체에 회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스라엘 내에서는 미국이 전쟁을 너무 일찍 끝내려 한다는 우려가 광범위하게 제기되면서다. 이스라엘이 기대했던 이란 정권교체는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이란 신정체제는 더욱 강경해졌으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권력도 더욱 강화됐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달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을 두고 이스라엘에서는 “재앙”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정권교체와 이란의 대리세력 제거, 미사일 전력 약화 등 전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오히려 이란에 수십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돼 핵 개발 능력을 충분히 제한하지 못한 채 재건을 도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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