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부진' 속 LG이노텍, 영업익↓…FC-BGA 등 AI 주력(상보)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LG이노텍(011070)이 지난해 4분기 전기차·디스플레이 등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 여파로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광학 사업의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탓이다. LG이노텍은 인공지능(AI)·반도체 부품 신사업을 육성하는 등 사업구조 고도화를 지속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LG이노텍 본사.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은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 6조6268억원, 영업이익 247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2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3%, 영업이익은 48.8% 감소했다. 전기와 비교하면 각각 16.6%, 90.1% 증가했다.

다만 LG이노텍은 지난해 연간 매출 21조2008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년 대비 2.9% 증가한 수치다. LG이노텍은 2023년 사상 첫 매출 20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 줄어든 7060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고성능 카메라 모듈 등 고부가 제품 공급이 확대되며 연간 매출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센싱·통신·조명 등 자율주행 핵심 부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며 수익성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박지환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향(向) 제품 양산을 시작한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를 앞세워 AI·반도체 부품 신사업을 육성하는 등 사업구조 고도화를 지속할 것”이라며 “오는 2030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5% 이상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사업별로 보면 광학솔루션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5조768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기 대비 19% 늘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7조8001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2023년은 고객사 모바일용 신제품 공급이 4분기에 집중되며 분기 매출 최대치를 기록한 이례적인 상황이었다”면서 “지난해는 예년과 같이 3분기부터 본격 공급이 진행돼 4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기판소재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7%, 전기 대비 4% 각각 증가한 38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TV 등 전방 수요 부진으로 칩온필름(COF)과 같은 디스플레이 제품군의 수요 회복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모바일 신모델 공급이 확대되며 무선 주파수 시스템 인 패키지(RF-SiP) 등 반도체 기판의 매출은 늘어났다. 이에 연간 매출은 1조4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전장부품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0.2%, 전분기 대비 1% 감소한 47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기차 등 전방산업의 수요가 정체된 영향이다. 연간 매출은 1조9406억원으로 전년보다 2% 줄었다.

다만 전장부품 신규 수주 및 수주잔고(차량 카메라 모듈 제외)는 2021년 이후 4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수주잔고는 전년 대비 27% 증가한 13.6조원으로 사상 처음 13조원을 넘어섰다. 신규 수주는 전년 대비 20% 늘어난 3.9조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