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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은 32도인데 손끝이 꽁꽁" 3초에 한 박스씩…CJ대한통운이 꽂힌 '이곳'[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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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I 2026.09.10 12: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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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B2C 저온센터…냉장·냉동 2040종 보관
AI로 피킹·포장 최적화, 30분 내 출고 완료
"112개 고객사 확보, 하루 최대 2.5만건 처리"
전국 저온거점 확대…두 자릿수 성장 목표

[안성=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냉동식품 보관구역(챔버)의 두꺼운 문이 열리자 한기가 한꺼번에 밀려 나왔다. 바깥은 늦더위에 32℃까지 치솟았지만 안쪽은 영하 18℃. 셔츠에 방한복을 걸쳤는데도 얼마 지나지 않아 손끝이 시렸다. 문을 열어둔 채 설명이 이어지자 내부 온도가 영하 17℃로 올라갔고 표수현 CJ대한통운(000120) 안성B2C저온센터장의 휴대전화에는 곧바로 경고 알림이 울렸다. 표 센터장은 “기준은 영하 18도예요. 1도만 벗어나도 이렇게 계속 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8일 찾은 경기 안성시 CJ대한통운 안성 B2C 저온센터의 풍경이다. 철저한 온도 관리가 생명인 이곳은 냉장·냉동 식품을 파는 판매자(셀러) 등 고객사 112곳의 상품을 보관했다가 주문에 맞춰 포장·배송하는 풀필먼트다. 면적은 1만 8972㎡(약 5739평)로 챔버 6개를 갖췄다. 냉동 4개, 냉장 1개, 출고장 1개다. 취급 상품은 2040종, 하루 최대 출고량은 2만 5000건이다. 안성센터는 2021년부터 용인 등 경기 남부 거점에서 운영하던 저온 이커머스 물류를 올해 6월 옮겨온 곳이다.

CJ대한통운 안성 B2C 저온센터 내부 냉동 챔버 입구. 센터는 냉동 4개, 냉장 1개, 출고장 1개 등 총 6개 챔버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CJ대한통운)
CJ대한통운 안성 B2C 저온센터 내부 냉동 챔버 입구. 센터는 냉동 4개, 냉장 1개, 출고장 1개 등 총 6개 챔버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CJ대한통운)


영하 18도 실시간 관제…AI로 피킹 동선까지 줄여

영하의 온도를 지키는 건 두꺼운 벽과 촘촘한 센서다. 냉동 챔버 격벽은 60㎝로 일반 냉동창고(40~50㎝)보다 두껍다. 8.5m 층고 아래 랙 사이에는 손바닥만 한 무선 센서가 일정 간격으로 붙어 있었다. CJ대한통운 TES물류기술연구소가 개발한 온·습도 관제 시스템 ‘로이스온도(LoIS OnDo)’다. 작업자가 온습도계를 눈으로 확인하던 방식을 대체했다. 온도가 설정 범위를 벗어나면 센터와 본사 임직원에게 알림이 가고, 대형 화주도 상품이 보관된 구역의 온도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경기 안성시 CJ대한통운 안성 B2C 저온센터 냉동 챔버 내부에 냉동식품이 팔레트 단위로 보관돼 있다. 냉동 챔버는 영하 18℃를 기준으로 운영된다. (사진=CJ대한통운)
경기 안성시 CJ대한통운 안성 B2C 저온센터 냉동 챔버 내부에 냉동식품이 팔레트 단위로 보관돼 있다. 냉동 챔버는 영하 18℃를 기준으로 운영된다. (사진=CJ대한통운)
표수현 CJ대한통운 안성B2C저온센터장이 냉장 구역에서 DPS 설비를 활용한 상품 피킹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작업자는 표시된 상품과 수량을 확인해 주문별로 상품을 분류한다. (사진=CJ대한통운)
표수현 CJ대한통운 안성B2C저온센터장이 냉장 구역에서 DPS 설비를 활용한 상품 피킹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작업자는 표시된 상품과 수량을 확인해 주문별로 상품을 분류한다. (사진=CJ대한통운)
냉장 구역으로 옮기자 방한복 차림의 작업자들이 카트를 끌며 선반 사이를 오갔다. 카트 화면에는 어느 선반에서 무엇을 몇 개 집어 어느 박스에 담을지가 떴다. 이곳 주문의 80% 이상은 여러 상품을 한 박스에 담는 ‘이종합포’다. 작업자는 상품과 박스를 스캔해 정확히 담겼는지 확인하고, AI(인공지능)는 이동거리가 짧아지도록 카트에 배정할 주문 조합을 짠다. 표 센터장은 “한 가지 상품이 대량으로 나가는 상온 센터와 달리 주문마다 여러 상품을 골라 담아야 해 난도가 훨씬 높다”고 말했다.

검수도 이중으로 이뤄진다. 작업자가 품목과 수량을 확인한 스티로폼 박스는 컨베이어를 타고 중량검수기를 지난다. 주문정보에 따른 기준 무게와 실제 무게가 3%만 달라도 오류를 감지한다. 현장에서 상품이 담긴 박스에 167g짜리 스마트폰 한 대를 넣자 곧바로 붉은 경고등이 켜졌고 박스는 정상 출고라인에서 빠져나와 ‘NG 박스’로 분류됐다. 검수를 통과한 박스에는 드라이아이스 등 냉매재가 들어가고 자동으로 밀봉한 뒤 운송장까지 붙는다. 주문 접수부터 피킹·포장·출고까지 걸리는 시간은 20분 이내다. 자동화 라인에서는 3초마다 박스 하나를 처리한다.

포장을 마친 박스는 건물 안쪽 출고장에서 바로 화물차에 실린다. 차량이 건물 내부까지 들어오는 구조로 설계해 상품이 외부 열기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소화했다. 안성센터는 곤지암 메가허브(49㎞), 양지 물류거점(31㎞), 대전 허브(87㎞) 등 CJ대한통운 주요 택배 거점과도 가깝다.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당일배송, 오후 10시까지는 다음 날 새벽배송, 자정까지는 다음 날 배송이 가능하다. 특히 이날부터 새벽배송 주문 마감시간을 기존 오후 9시에서 10시로 한 시간 연장했다.

CJ대한통운 안성 B2C 저온센터의 중량검수기. 주문정보에 따른 기준 무게와 실제 박스 무게를 비교해 오포장 여부를 자동으로 판별한다. (사진=CJ대한통운)
CJ대한통운 안성 B2C 저온센터의 중량검수기. 주문정보에 따른 기준 무게와 실제 박스 무게를 비교해 오포장 여부를 자동으로 판별한다. (사진=CJ대한통운)


“빈 공간은 물류의 적”…저온 풀필먼트 전국 확대

박스를 고르는 데도 AI가 활용된다. 상품이 처음 들어오면 전용 스캐너로 가로·세로·높이를 재 부피를 등록한다. ‘로이스오팩(LoIS O’Pack)‘은 여기에 냉매와 완충재 부피를 더해 빈 공간이 가장 적은 박스를 골라준다. 작업자가 상품을 직접 넣어보며 박스를 정하던 방식을 대체한 것으로, 도입 후 박스 적재율은 평균 10% 개선됐다. 안성센터는 스티로폼 박스 규격도 9종에서 14종으로 늘렸다. 윤철주 CJ대한통운 FT본부장은 “빈 공간은 물류의 적”이라며 “적재율이 떨어지면 물류비용도 올라가기 때문에 박스 규격 자체를 최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철주 CJ대한통운 FT본부장이 경기 안성 B2C 저온센터에서 자체 개발한 온·습도 관제 시스템 ‘로이스온도(LoIS OnDo)’의 실시간 관제 화면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CJ대한통운)
윤철주 CJ대한통운 FT본부장이 경기 안성 B2C 저온센터에서 자체 개발한 온·습도 관제 시스템 ‘로이스온도(LoIS OnDo)’의 실시간 관제 화면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CJ대한통운)
CJ대한통운은 이 포장 정보를 소비자의 온라인 쇼핑 단계까지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을 때 배송될 박스와 빈 공간을 보여주고, 상품을 추가하면 박스 크기나 냉매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안내하는 방식이다. 택배 과대포장을 줄이기 위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는 데다 냉동식품 몇 개가 큰 박스에 담겨 오는 데 대한 소비자 불만도 적지 않았던 게 배경이다. 윤 본부장은 네이버 등 고객사와 협의해 적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저온 풀필먼트는 CJ대한통운이 성장축으로 키우는 사업이다. 냉장·냉동 식품의 온라인 구매가 늘면서 판매자가 자체 저온 물류망을 갖추지 않고도 상품을 보관·포장·배송할 수 있는 풀필먼트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CJ대한통운이 운영하는 전국 67개 저온물류 거점 가운데 이커머스 셀러를 위한 B2C 거점은 안성을 포함해 5곳이다. 전체 풀필먼트센터는 7월 말 기준 235개, B2B·B2C 고객사는 8월 말 기준 2200여곳으로 올해 들어서만 400곳 가까이 새로 확보했다.

안성에 이어 추가 거점 확보에도 나선다. 특히 B2C에서는 상온과 냉장·냉동 상품을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복합센터를 중심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윤 본부장은 “콜드체인은 전략적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사업 영역”이라며 “수도권뿐 아니라 영남·호남·중부권에서도 거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풀필먼트 영역에서는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B2C는 B2B보다 수익성과 성장성을 조금 더 높게 보고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경기 안성시 CJ대한통운 안성 B2C 저온센터 전경. (사진=CJ대한통운)
경기 안성시 CJ대한통운 안성 B2C 저온센터 전경. (사진=CJ대한통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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