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행정부와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이 합의한 베네수엘라 원유 개발 합작 사업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 베네수엘라 민간 석유 기업 ‘노스 아메리칸 블루 에너지 파트너스’(NABEP)와 이 회사를 이끄는 베탕쿠르를 집중 조명했다.
앞서 지난 28일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와 650억 배럴에 달하는 원유 매장량을 대상으로 하는 합의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NABEP가 100년간 베네수엘라 미개발 유전 개발권을 얻어 유전 17개를 개발하고 미국은 생산량의 55%를 확보한다는 게 골자다.
베탕쿠르의 극적인 부상은 미국과 베네수엘라 관계가 얼마나 빠르게 뒤바뀌었는지를 보여준다고 FT는 평가했다. 미국은 오랫동안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을 파괴한 부패한 사회주의 독재정권으로 규정했지만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의 부통령이었던 델시 로드리게스와 협력하며 경제 재건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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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집안 출신인 그는 미국 서퍽대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공부한 뒤 베네수엘라 전력산업에서 부를 쌓았다. 그의 회사 더윅 어소시에이츠는 2009~2011년 가뭄으로 전력난이 심각해지자 발전소 건설을 위한 정부 수의계약을 잇달아 따냈다.
이 과정에서 발전소 부품 가격을 부풀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베네수엘라 반부패단체와 야권 주도 의회 조사에서 계약가격에 138~173%의 웃돈이 붙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공식 기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더윅도 부정행위를 부인했다.
그를 둘러싼 논란은 해외에서도 이어졌다. 스페인과 스위스에서는 횡령과 환율 사기, 자금세탁 의혹과 관련한 수사가 진행됐다. 스위스 검찰은 2025년 그의 범죄인 인도를 영국에 요청했고 베탕쿠르는 수개월 동안 출국이 금지됐다. 그러다 올해 5월 스위스가 범죄인 인도 요청을 철회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그의 경쟁력은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에서 드러났다. 베탕쿠르는 2011년 국영석유회사 PDVSA와 연계된 페트로사모라 합작사업에 참여하며 석유산업에 진출했다. 2022년 권력다툼 끝에 사업에서 밀려났지만 2024년 다시 지배권을 확보했다.
이후 페트로사모라의 생산량은 하루 2만배럴에서 20만배럴로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베탕쿠르는 로드리게스 당시 부통령의 신뢰를 얻었고, 미국 정계의 관심도 끌었다. 수십 년 동안 베탕쿠르를 알고 지낸 한 기업인은 베탕쿠르를 “매우 오만하지만 석유사업의 세세한 부분까지 철저히 파악하는 뛰어난 운영자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석유산업 투자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자 베탕쿠르가 돌파구를 마련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미 행정부가 구상하는 새로운 체제는 일종의 ‘미니 PDVSA’로, NABEP가 현재 통제하고 있는 17개 유전 가운데 일부를 기존 글로벌 에너지기업에 신속하게 개방하는 방식이다.
한 석유업계 관계자는 “베탕쿠르는 이제 서반구 석유산업의 새로운 총독이 될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