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꽁꽁 얼어붙었던 국내 원전 중소기업에도 점차 온기가 감돌고 있다. 지난 4일 경기도 화성시 이투에스 본사에서 만난 최우식 대표는 상기된 표정으로 최근 달라진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두산에너빌리티 협력사인 이투에스는 지난 2월 신한울 3·4호기에 들어가는 계측제어시스템으로 46억원 규모의 수주를 따냈다. 신고리 5·6호기 이후 6년만에 이뤄낸 쾌거다.
이투에스는 원전 I&C(Instrumentation & Control, 계측제어), 발전소 여자시스템(발전기에서 생산되는 전기 출력을 일정하게 조정) 등 에너지 제어 및 계측 장비를 주로 생산하고 있으며, 현재 원전 I&C시스템 24개 호기를 상업 운전 중이다.
|
특히 남 부사장은 “단종 부품의 대처 방안은 기술 자립밖에 없다”면서 “국산화 기술로 개발한 제품은 설계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체품 개발과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발전소의 안정적인 운영 유지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한국산 I&C의 경우 해외 수출을 추진하던 중 탈원전 정책이 이뤄지면서 수출길도 막혔다.
최우식 대표는 “원전 산업에 희망이 없다고 여기고 이직, 전직을 한다거나 심지어 식당을 차리겠다고 회사를 나가는 직원들을 잡을 수 있는 명분이 없었다”면서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
하지만 업계에서는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금융 등 정부 정책 지원은 물론 해외 원전 수출 등 대형 프로젝트가 지속돼 추가 일감이 확보돼야 한다. 전세계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역시 놓쳐서는 안되는 시장이다. 그러면에서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추진하고 있는 혁신형 SMR 기술개발사업단에 기업들이 제외된 것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최 대표는 “계측제어시스템의 경우 모든 건설공사가 끝난 다음에 제일 마지막에 들어가다보니 지금 수주를 해도 2~3년 뒤에 매출이 생긴다”면서 “일부 선급금 지급 혹은 공정에 따라 기성금 지급 등이 이뤄지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