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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폭증에 빚도 불었다'…빅테크 회사채, 설비투자의 절반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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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기자I 2026.09.10 12: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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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비투자 대비 회사채 발행액 2년 새 3.3%→51.3%
금융여건 악화 땐 AI 투자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
“AI 투자, 국내 반도체 호조 동력이자 불확실성”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가 가파르게 늘면서 빅테크의 외부자금 의존도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막대한 투자금을 자체 자금만으로 충당하기 어려워지면서 회사채 발행액이 설비투자액의 절반을 넘어설 정도로 불어났다. 금융여건이 악화될 경우 AI 투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할 수 있는 만큼, 국내 반도체 경기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오라클 등 빅테크 5개사의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액은 1691억 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액은 3299억 3000만달러로, 회사채 발행액이 설비투자액의 51.3% 수준까지 올라섰다.

이 비율은 2024년 상반기 3.3%에서 지난해 상반기 11.7%, 하반기 37.2%로 높아진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처음 절반을 넘어섰다. AI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자체 자금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진 빅테크들이 회사채 등 외부자금 조달을 크게 늘린 영향이다.

한은은 “투자자금을 내부 재원만으로 충당하기 어려워진 빅테크들의 외부자금 의존도가 확대되고 있다”며 “자금조달비용이 커지고 잠재적 취약성도 누적돼 향후 투자 흐름이 금융여건 변화에 더욱 민감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신용위험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기업의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최근 오라클이 220bp로 가장 높았고 메타 93bp, 아마존 61bp, 구글 58bp, MS 48bp 수준을 나타냈다.

한은은 판매자 금융과 특수목적기구(SPV)를 통한 자금조달 역시 금융여건 악화 시 기업 간 위험 전이나 잠재 부실이 불거질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AI 활용 확대와 기업·국가 간 주도권 경쟁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AI 투자 자체는 당분간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주요 기관들은 올해 AI 투자 증가율을 61~95%로 예상했지만 내년에는 38~40%, 2028년에는 13~21%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투자규모가 이미 높은 수준인 만큼 증가속도는 금년을 정점으로 점차 완만해지겠으나, 급격히 둔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막대한 운영·투자비용과 AI 모델 간 경쟁, 오픈소스·저가형 모델 확산 등으로 수익성에 대한 검증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봤다. 전력 확보가 늦어지거나 데이터센터 활용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도 투자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은은 “AI 투자의 외부자금 의존도가 높아진 가운데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어서 금융여건이 악화되고 실제 수익 창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글로벌 AI 투자는 국내 반도체 경기 호조를 견인하는 주된 동력인 동시에 주요 불확실성 요인 중 하나”라며 “향후 AI 산업의 발전 추이와 그에 수반되는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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