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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지방 소멸 위기 극복 해법으로서 골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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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우 기자I 2026.05.29 10:06:53

김기헌 교수 /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김기헌 교수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1992년 캐나다 주재원으로 첫 해외 근무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골프를 접했다. 이후 스페인과 말레이시아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도 골프는 타국 생활의 외로움을 달래고, 다양한 인사와 교류하는 소통 창구가 됐다. 하지만 수년간의 해외 근무를 마치고 고국으로 복귀할 때마다 골프채는 어김없이 긴 휴지기에 들어가곤 했다.

직장인으로 감히 주중에 휴가를 내고 필드에 나가기도 어려웠지만, 주말 골프라도 한번 나설라치면 높은 단가에 가계에 큰 부담이 됐다. 강단으로 자리를 옮겨 시간적 여유가 생긴 지금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큰 비용 부담에 지인들의 귀한 초청이 와도 이런저런 핑계로 정중히 거절하며 연 2~3회 정도로 횟수를 조절하고 있다.

이번 달엔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간곡한 요청으로 오랜만에 필드행을 수락했다. 부부 동반이라는 말에 큰맘 먹고 나가기로 했지만, 기대나 설렘보다는 마음 한편으로 여전한 불편함에 묘한 죄책감마저 들었다. 그러고는 이내 묵직한 의문이 머리를 짓눌렀다. 골프를 즐기면서 왜 이리도 과한 심리적 부담감을 느껴야 할까. 도대체 왜 골프는 아직도 넘기 힘든 높은 진입 장벽이 존재하는 걸까.

스포츠 넘어 지방 소멸 위기 구원투수로

그동안 국내 골프장들은 공급 부족에도 꾸준히 늘어나는 수요로 배짱 영업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조사에 따르면 최근 전국 골프장 입장객은 연간 100만 명가량 줄면서 필드 매출 손실이 무려 3000억 원 규모까지 불어났다. 주중 영업 이익률도 이미 두 자릿수 이상 급감한 지 오래다.

한때 골프의 메카로 불리던 제주 지역에선 세금 체납에 부도 위기설에 휩싸인 골프장도 여럿이다. 중동발 고유가 여파로 항공료가 오르고, 고환율까지 더해져 해외 골프 여행 수요가 30% 넘게 급감했지만 그로 인한 반사이익도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지역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 소멸 위기다.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만 전국 89곳에 달한다. 당장 정주 인구를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안인 생활 인구 늘리기에 ‘체류형 골프 여행’ 모델을 도입해 보면 어떨까. 소멸 위기 지역에 생활 인구를 늘려 활력을 불어넣고 청년 일자리 창출은 물론 대안적 거주지로 탈바꿈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체류형 골프 관광객의 일평균 소비액은 최소 40만~50만 원으로 일반 여행객의 4~5배에 달하는 만큼 정교한 상품 설계만 따라준다면 큰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전남 해남은 주변 맛집과 숙박 시설을 연계한 체류 패키지로 평일에도 수도권 골퍼들이 몰리며 연간 수십만 명이 머무는 거점이 됐다. 강원 원주의 한 복합리조트는 미술관, 웰니스 스파 등을 결합해 연간 100만 명 이상을 유치하고 있다.

지역 체류형 골프 여행 상품 개발 늘려야

골프를 지역의 생활 인구를 늘리는 수단으로 활용도를 높이려면 골프를 여전히 사치성 유흥으로 바라보는 과거의 낡은 규제 프레임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세제 개편 등으로 가격 경쟁력 높이고 문턱을 낮춰 평범한 국민이 죄책감이나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해외로 나가는 수요를 국내로 환류할 수 있다. 인구 감소 지역에 골프장 개별소비세를 감면하거나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문제다. 줄어든 세수보다 지역 골목상권에 돌아갈 경제적 낙수효과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선 골프장과 인근 전통문화, 미식, 생태관광 등을 결합해 패키지화해야 한다. 남해안의 해안 코스와 해산물 미식을 하나로 묶고, 호남의 명문 코스와 고택 한옥스테이를 연계하는 식이다. 동시에 지역 골프장과 협의체를 구성해 고속철도, 공항을 잇는 전용 셔틀버스 등 교통 접근성을 개선하고, 복합 체류 거점 조성을 위해 골프장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한 시니어 타운 개발, 콘도미니엄 개발을 가로막는 규제 완화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단순한 취미의 영역을 넘어선 골프는 해외로 유출되던 연간 수조 원의 관광 수지를 국내로 환류시키고, 멈춰 선 지방 경제를 다시 뛰게 할 가장 확실한 카드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과감한 규제 완화와 영리한 로컬 콘텐츠 융합이 선행되어야 한다. 누구나 심리적, 금전적 부담을 느끼지 않고 어디서든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상생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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