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헤지펀드도 위안화 공격 나서
미국 월가의 큰 손 중 하나인 헤이먼자산운용이 최근 주식, 원자재, 채권 등 자산을 대규모로 처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이같은 행보가 자금을 확보해 위안화나 홍콩달러 등을 포함해 아시아 통화 매도 포지션을 취하는데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헤이먼의 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85%가 앞으로 3년간 위안화와 홍콩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수익을 내는 상품 및 거래에 투자한다. 이 자금에는 레버리지 등을 포함해 수 십억 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카일 바스 헤이먼 창업주는 “위안화 가치가 앞으로 3년간 최대 40% 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억만장자 트레이더인 스탠리 드러켄밀러 드퀘스터캐피털 회장과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 테퍼도 쇼트(매도) 포지션을 위안화 약세 쪽으로 정해놓고 위안화 공격에 가세했다. 월가 거물급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 아인혼이 이끄는 그린라이트캐피털도 위안화 약세에 베팅했다.
100억달러(약 12조250억원)를 굴리는 포인트스테이트캐피털의 자크 위레버도 지난해부터 위안화 약세 베팅 자금을 늘리고 있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위안화에 투자해 수익이 1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0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스코깅캐피털과 칼라일그룹도 위안화 쇼트 베팅으로 수익을 냈다.
◇中당국-월가 환율전쟁 본격화
위안화 베팅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위안화 역내와 역외 환율 차이를 이용한 투자도 늘고 있다. 시장 가격에서 거래되는 역외에서 위안화를 싼 값에 매수해 중국 정부의 관리 안에 있는 역내 시장에서 비싸게 파는 방식이다. 실제 지난 1월 초 위안화 역내 역외 환율 스프레드는 0.1367을 찍으면서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안화 약세 베팅이 시작된 것은 지난 8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중국 증시 폭락에 대응하기 위해 위안화를 달러 대비 2% 가량 절하시키면서 부터다. 이같은 조치에 투자자들은 인민은행이 위안화와 달러 연동을 궁극적으로 폐기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 하락을 용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중국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중국의 자금유출도 심해지고 있다.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3조3000억달러(약 3968조원)의 외화보유액을 갖고 있지만 최근 몇 달간 급속한 자본유출을 겪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