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거짓말을 하세요?” 고려아연 주총장서 고성 난무[마켓인]

허지은 기자I 2025.01.23 14:47:17

고려아연, 개회 선언서 출석주식수 미공개
중복 주식 수 4750주…의결권 영향 미미
“무얼 숨기는 거냐” 주주들 갈등 고조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장 전경 [사진=이데일리 허지은 기자]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23일 오후 들어서야 시작된 고려아연(010130) 임시 주주총회 현장엔 시작부터 고성이 난무했다. 주총 의장을 맡은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개회 선언을 하면서 출석 주식 수를 공개하지 않으면서다. 5시간 넘게 주총장을 지킨 주주들은 “어떤 주주를 기다리는거냐”며 고의로 시간을 지연시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그랜드하얏트 서울 1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고려아연 임시 주총 의장을 맡은 박기덕 사장은 오후 1시 52분께 개회 선언을 하면서 “상법 제368조 제434조 및 정관 제26조 규정에 따라 보통 결의 사항과 특별 결의 사항까지도 결의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어 적법하게 성립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주총 시작과 동시에 발표돼야 할 출석 주식 수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통상 주총 의장은 개회 선언에서 전체 발행 주식 수 가운데 출석한 주식 수를 공개한다. 하지만 박 사장은 출석 주식 수를 공개하지 않은 채 “중복 위임장 집계에 시간이 걸리고 있어 출석 주식 수 확인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파악된 중복 주식 수는 4750주로 전해졌다. 고려아연 전체 의결권 주식 수(1816만3557주·자사주 제외)의 0.0026% 수준이다. 이를 두고 소속을 밝히지 않은 한 주주는 “표결 결과에 사실 영향도 미치지 않는 아주 작은 수”라며 “주주 입장에서는 합리적으로 무언가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형진 영풍 고문의 대리인을 맡은 정혜성 변호사는 “중복 위임장을 뺀 주식 수는 지금 산정이 되어 있느냐”고 물었고 박 사장은 “확인하겠다”며 “지금 그 답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정 변호사는 “아까 12시에서 1시부터 중복 주식 수 때문에 정확히 확인 중에 있다고 했으면 이미 2시간에서 3시간 전에 숫자는 나와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영풍 대리인을 맡은 이성훈 변호사 역시 “시작할 때 출석 주식 수가 보통 결의, 특별 결의 모두 할 수 있는 주식 수로 확인돼서 시작한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그 숫자를 알고 있다는 얘기 아니냐”며 “근데 왜 (알려주지 않고) 확인이 필요하다고 거짓말을 하시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 법률 대리를 맡은 고창현 변호사는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만 출석하면 이론적으로 특별 결의까지도 가능하기에, 필요한 주식 수 이상의 주식 수가 출석을 해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기술적인 문제로 계속해서 에러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의 김광일 부회장은 “출석 주식 수 확정이 문제가 아니다. 집행부와 의장이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주총이 이미 개회가 될 시점에 중복된 4750주를 뺀 나머지가 몇 주인지, 추후 각 안건마다 의결할 때 몇 주가 더 추가된 건지 밝히면 되 는건데 왜 핑계를 대느냐”고 말했다.

고려아연 측 대리인인 조현덕 변호사는 “현재 법원이 파견한 검사인과 고려아연과 MBK 양측의 변호사들이 확인 중”이라며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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