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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흑자 낸 한화오션…올해는 美 MRO ‘정조준’(종합)

김은경 기자I 2025.01.24 15:20:18

영업익 2379억…상선 저가 물량 해소
트럼프 2기, 고부가 LNG선 수혜 예상
‘김동관 승부수’ 필리조선소 본격 가동
“올해 미 해군 MRO 5~6척 수주 기대”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 시절 저가 수주 물량을 해소하고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접어든 조선업은 ‘트럼프 러브콜’을 받은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한화오션은 이에 힘입어 올해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본격 확대하며 실적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오션(042660)은 지난해 연간 매출 10조7760억원, 영업이익 2379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5.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020년 이후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사진=한화오션)
특히 지난해 4분기 2048억원 적자를 냈던 상선 사업부가 영업이익 1145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수익 개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선별 수주 전략으로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비중을 크게 늘린 덕분이다. 환율 상승과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화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신용인 재무실장(부사장)은 “올해도 LNG운반선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상선이 전사 매출의 60~70%가량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컨테이너선 적자 물량이 해소되고 평균 선가가 상승하면서 이익이 전년 대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올해 국내 조선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석연료 정책 귀환으로 유리한 환경이 펼쳐질 전망이다. 석유 수요가 증가하면서 LNG운반선 등 관련 선종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미국이 중국의 해양 패권 확대를 견제하면서 각국에서 동맹국인 한국 조선소 위주로 발주량을 늘릴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은 중국 조선소 발주 물량 편중도가 높은 선사들이 트럼프 당선으로 인해 선대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한국 조선소 물량 확보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어 지속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한화오션이 올해 특히 집중하는 것은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이다. 미국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한국 조선사가 미국 조선소를 인수한 최초 사례다. 이 같은 결단으로 한화오션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미국 해군 MRO 사업 2건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는 추가로 5~6척의 미 해군 MRO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호중 특수선영업담당(상무)은 “미 해군으로부터 MRO 관련 지속해서 문의가 들어오고 있고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필리조선소는 미 주요 해군 조선소들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로 MRO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추후에는 미 해군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동맹국까지 협업을 확대하고 신규 함정 수주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아직 법적인 제약이 존재하나 현재 미국에서 관련 법안 개정 논의가 이뤄지는 만큼 수주 가능성에도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은 비전투 함정 MRO 시장에는 외국 기업 참여를 허용하지만 전투함의 경우 일본·유럽연합(EU) 등 일부 국가로 제한하고 있다.

한화오션 실적 요약.(자료=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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