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 피아노 독주 전곡집'' 17일 발매
라벨 탄생 150주년, DG에 먼저 앨범 제안
"완벽주의자 라벨의 천재적 면모 다시 느껴"
미국·유럽 투어 이어 6~7월 한국 리사이틀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피아니스트 조성진(31)이 약 2년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작곡가 라벨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며 라벨의 피아노 독주 전곡과 피아노 협주곡 2곡을 녹음했다. 그 중 ‘라벨: 피아노 독주 전곡집’을 지난 17일 도이치 그라모폰(DG)을 통해 발매했다.
| 피아니스트 조성진. (사진=유니버설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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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발매를 맞아 20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조성진은 “라벨 탄생 150주년 기념으로 라벨의 피아노 독주곡과 협주곡 전곡을 녹음하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DG에 직접 앨범을 제안했다. DG가 이를 받아 들여줘 좋은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앨범 녹음 계기를 밝혔다.
조성진은 2017년 라벨과 같은 프랑스 출신 작곡가 드뷔시의 음악을 담은 앨범을 DG에서 발매한 적 있다. 그는 “클래식 중 인상주의 음악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 드뷔시와 라벨을 헷갈려해 이번 앨범으로 두 작곡가가 어떻게 다른지 보여주고자 했다”며 “라벨은 드뷔시보다 더 지적이고 완벽주의자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라벨이 얼마나 천재인지를 다시 한 번 느꼈다”고 설명했다.
조성진이 라벨의 음악을 처음 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릿광대의 아침 노래’를 들은 뒤다. 예원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피아노를 함께 배우던 친구들과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 중 ‘스카르보’를 치며 놀기도 했다. 그는 “라벨의 ‘거울’을 배우기 전까지 나의 레퍼토리는 바흐·모차르트·베토벤·쇼팽·리스트 뿐이었다. 라벨은 이들과 전혀 다른 음악 세계를 알게 해줬다”고 말했다.
|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라벨 피아노 독주 전곡집 커버. (사진=유니버설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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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은 두 번에 걸쳐 발매된다. 지난 17일 발매한 ‘라벨: 피아노 독주 전곡집’은 디지털과 2장의 CD로 발매됐다. 피아노 협주곡 2곡을 수록한 두 번째 앨범은 오는 2월 21일 발매한다. 전체 트랙을 수록한 디럭스 에디션은 4월 11일 발매 예정이다. 피아노 협주곡은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와 보스턴 심포니와 함께 녹음했다.
콘서트와 달리 앨범 녹음 과정에서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고 털어놨다. 조성진은 “스튜디오에서 관객 없이 혼자 연주를 한 뒤 이걸 녹음으로 들으면 마음에 안 드는 점이 너무 많다. 마치 거울을 보는 느낌이라 스트레스가 크다”면서도 “그럼에도 이런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고 음악의 에센스를 녹음으로 잘 담아내고자 하는 마음가짐으로 앨범 작업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조성진은 “예전 다른 앨범을 녹음할 때는 정말 마음에 드는 연주를 했는데 마이크에 파리 한 마리가 앉아 있었던 바람에 녹음을 쓰지 못하게 된 적도 있었다”며 “녹음은 그만큼 세심한 작업이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덧붙였다.
| 피아니스트 조성진. (사진=유니버설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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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은 오는 25일 빈 콘체르트하우스 독주회를 시작으로 2월과 3월 카네기홀, 월드 디즈티 콘서트홀 연주가 포함된 미국 순회연주를 진행한다. 4~5월에는 런던 바비칸 센터,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 등 유럽과 독일 유수의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개최한다.
한국에선 6~7월 리사이틀 투어를 예정하고 있다. 앨범 수록곡 전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조성진은 “같은 프로그램으로 한 차례 공연했는데 2번의 인터미션에 공연 시간만 3시간에 달했다. 마지막 곡을 연주할 때는 정신이 혼미했다”며 “나와 함께 관객들도 라벨의 음악 세계에 함께 들어가 이를 공유했다는 점에서 뿌듯하기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