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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이날까지 전국 총 폭염 일수가 26.1일로 같은 기간 최고 기록인 1994년(25.5일)을 제치고 역대 1위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연도별 전체 폭염 일수를 기준으로도 역대 2위인 2016년(22.4일)을 제쳤다. 1994년 전체 폭염 일수 기록(31.1일)과는 5일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이날 기준 전국의 평균 열대야 일수(14.3일)도 기상 관측 이래 같은 기간 중 가장 많은 것으로 기록됐다. 연도별 전체 일수로 따지면 1994년(17.7일)과 2013년(15.9일)에 이어 역대 세번째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폭염 일수는 평년 대비 18.2일 늘었고, 열대야 일수는 평년보다 10.3일이나 증가했다”며 “전국에서 폭염 일수가 가장 많은 곳은 광주(34일)로 기록됐으며, 열대야 일수로는 청주(31일)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태풍들이 모두 한반도를 비켜 가면서 이달말까지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14호 태풍 ‘야기(YAGI)’는 이날 오전 3시 기준 중국 상하이 남쪽 약 270km 부근 육상에서 시속 24km 속도로 북서진했다.
태풍 야기는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한반도 중층과 하층에 자리를 잡은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방향을 북서쪽으로 틀면서 중국을 관통, 한반도는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다.
반면 태풍 야기는 우리나라에 수증기와 따뜻한 공기를 몰고 왔다. 반시계방향으로 불던 태풍이 상하이에서 남서풍을 한반도로 올려 보낸 상태에서 북태평양의 영향이 가세해 고온다습한 가마솥 더위가 지속되고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지난 12일 괌 인근에서 발생한 제15호 태풍 ‘리피(LEEPI)’ 역시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희박하다. 북서쪽으로 이동해 이날 오전 3시 일본 가고시마 남동쪽 부근 해상을 지나 15일 오전에는 온대 저기압으로 변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평년보다 짧은 장마 기간과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 폭염에 전국 곳곳은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12일부터 지난 11일까지 한 달 간 내린 전국 평균 비의 양은 32.9mm로 1973년 이래 4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폭염은 더위가 그치고 가을을 시작한다는 처서(處暑)인 23일을 지나 이달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윤기한 기상청 사무관은 “광복절인 15일까지 36도 안팎의 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 지금과 같은 불볕더위는 한풀 꺾이겠으나 33도 내외의 더위는 8월 말까지 쭉 이어질 전망”이라며 “이대로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1994년 전체 최장 폭염 일수 기록을 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반도 상층을 뒤덮던 티벳 고기압의 영향은 악화됐지만 중층과 하층에 자리 잡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그대로 받고 있다”며 “이 때문에 상층 권역과 하층 권역 간 온도차 커 대기불안정을 낳은 탓에 내륙 곳곳에 소낙성 강수가 잦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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