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이날까지 이틀 연속 협의회를 열어 임시 금통위 개최 필요성과 향후 정책방향을 협의했다. 임시 금통위를 연다는 것은 곧 금리를 조정(인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통위 회의운영규정에 따르면 금통위를 소집할 때는 의장이 ‘긴급한 사유가 없는 한’ 개최 이틀 전까지 위원들에게 통지하도록 되어있다. 긴급한 사유가 있을 경우 당일에도 소집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은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시장에서는 국회가 17일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킬 것임을 감안해 18일쯤 임시 금통위를 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함께 움직일 경우 효과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현지시간으로 17~18일(한국시간 19일 새벽)로 예정돼 있다는 점도 18일 개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연준은 이달 초 긴급 회의에서 0.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정례 회의에서도 0.5~0.75%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 전망이다.
다만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임시 금통위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이날 이주열 한은 총재는 청와대 긴급 경제·금융상황 특별점검회의에 취임 이후 처음으로 참석했으며 이 자리에서는 다양한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임시 금통위가 열릴 경우 한은이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 기준금리는 1.00%로 사상최저치에 이르게 된다. 한은은 임시 금통위를 열었던 미국 9·11 테러 당시(2001년 9월19일)에는 0.5%포인트를,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0월27일) 시기에는 0.75%포인트의 금리를 각각 낮춘 바 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선제적 대응에 늦은 만큼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수준의 금리 인하에 나서는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은이 0.5%포인트 이상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최초로 0%대 기준금리에 진입하게 된다.
홍춘욱 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는 “통화정책의 효과는 유동성 공급 외에도 한은이 위기에 적극 대응한다는 신호를 준다는 데 있다. 시장이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기대한다면 그보다 더 큰 폭인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정도 인하로 대응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문제가 될 경우 금리를 바로 올리면 된다”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도 “평소 한국은행의 태도를 감안하면 0.25%포인트 인하가 가능성이 높아보이지만, 임시 금통위를 열 정도의 위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0.5%포인트 정도는 인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의 다음 정례 금통위 정례회의는 오는 4월9일로 예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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