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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무너진 55년된 아파트, 재개발 15년째 공회전 이유는

남궁민관 기자I 2025.02.20 15:08:50

16일 용산 삼각맨션 천장 일부 무너지는 사고 발생
1970년 지어져 노후화 심각한데 재개발 15년째 공회전
용산구청 "7월 입안 마무리…연내 정비구역 지정 목표"
'한전 부지 더 내놔라'… 세 개 단체 쪼개진 토지소유자 갈등 '걸림돌'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최근 집 천장 외벽이 무너져 내리는 등 안전 문제가 대두된 서울 용산구 ‘삼각맨션’ 관련 용산구청이 연내 재개발 사업 정비구역 지정을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1970년 준공돼 올해 입주 56년차를 맞은 노후 아파트인 만큼 서둘러 재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것인데, 다만 사업을 둘러싼 토지 등 소유자(이하 토지소유자) 간 갈등 조율이 쉽지 않은 선결 과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삼각맨션 A동 한 가구 천장에서 철근 콘크리트 덩어리가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뉴시스)


용산구청은 20일 “삼각맨션 일대 재개발 사업과 관련 서울시와 이달 중 협의 절차를 마무리 짓고 다음달 주민설명회를 예정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중 구의회 의견 청취까지 마무리 짓고 7월께 서울시 입안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전 문제가 이미 발생한 만큼 관련 절차에 속도를 내 연내 재개발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선 관계자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통상 두 차례 정도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 고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인근이자 ‘용리단길’ 끝자락인 용산구 한강로1가 231-23번지 일대에 자리한 삼각맨션은 1970년에 지어져 노후화가 매우 심한 아파트다. 실제로 지난 16일 A동 한 가구 거실 천장에서 가로 60㎝, 세로 30㎝ 크기의 철근 콘크리트 덩어리가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한 마당.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무게 20㎏ 정도 철근 콘크리트 덩어리가 거실 바닥에 떨어지면서 TV 등 집기가 손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구청은 구 복지재단을 통해 해당 가구 거주민에 10일 기간의 임시 거처를 제안했지만, 해당 거주민은 “안전이 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 10일의 임시거처는 실효성이 없다”며 이를 거절한 상태다.

삼각맨션을 비롯한 일대 재개발 사업은 2010년 처음 언급된 이후 15년여째 제자리걸음이다. 서울시는 2010년 용산 개발을 기치로 이번 삼각맨션 일대를 비롯한 22개 특별계획구역을 새로 지정했다. 지하철4·6호선 삼각지역 역세권 기능 활성화를 꾀하려 했지만 구역 내 가장 많은 토지를 소유한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재개발 사업 참여 여부, 토지소유자들 간 이해 다툼 등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불발됐다.

2016년 서울시가 나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일환으로 삼각맨션 일대를 정비예정구역으로 재차 지정하고 한전 역시 사업에 참여키로 했지만, 이 역시 주민동의율 부족으로 중단됐다. 이에 용산구청은 2023년 정비구역 지정 용역을 공공에서 수립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지난해 5월 그 결과를 주민에 알리는 설명회와 함께 ‘삼각맨션 일대 재개발 사업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안’ 공람을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청장 외벽이 무너져 내리며 안전문제가 대두된 서울 용산구 ‘삼각맨션’ 전경.(사진=네이버지도 로드뷰 캡처)


문제는 안전 문제까지 발생한 현재도 토지소유자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삼각맨션 일대 재개발 사업 총 면적 2만860㎡ 중 8626㎡는 한전 변전소 부지로, 이를 두고 삼각맨션과 인근 상가 단독필지 토지소유자들 간 엇갈린 계산을 내놓으면서다. 지지부진한 사업 추진에 한전은 소유 부지 중 절반에 이르는 3712㎡를 토지소유자들에게 매각하고 남은 4914㎡ 변전소를 짓겠다고 나섰지만, 한전 부지의 매각 면적 정도를 놓고 토지소유자 간 세 개 단체로 나뉘어 의견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삼각맨션은 사고가 발생한 A동을 비롯해 B동까지 지상 6층 단 2개동, 130가구로 이뤄져있다. 대지지분이 없는 C동은 대부분 상가로 구성됐다. 용산구청이 내놓은 공람에 따르면 재개발 이후 최고 높이 120m 이하(38층·우수디자인으로 건축심의 인정시) 570가구 새 아파트로 탈바꿈을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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