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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FI 등에 업고 치열해지는 수 싸움…한화, 아워홈 인수 향방은

송재민 기자I 2025.01.16 18:40:01

최후통첩 보낸 한화…FI 확보 총력
FI 도움 받아 한화 전량 인수 견제
한화도 1조5000억 인수자금 조달 박차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한화그룹이 아워홈 경영권 인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 측과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번 인수전은 단순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인수합병(M&A)이 아니라, 가족 경영권 다툼과 재무적 투자자(FI)를 활용한 자금 조달 전쟁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구 전 부회장 측에 지분 매각 의향을 묻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그러나 구 전 부회장은 사모펀드 운용사(PEF) 어펄마캐피탈을 FI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며 매각에 응하지 않고 경영권을 되찾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한화 역시 약 1조5000억원에 이르는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IMM크레딧솔루션과 협력해 약 2000억~3000억원을 투자 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 강서구 아워홈 본사. (사진=연합뉴스)
한화는 아워홈 지분 전량 인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장녀 구미현 회장(19.28%)과 차녀 구명진 씨(19.60%)의 지분 매입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구 전 부회장이 자신의 지분 20.67%를 포함해 가족 지분을 결집하려는 의지가 강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한화는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잠재우려면 지분 전량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경영권 다툼에서 FI의 존재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FI는 인수전에서 백기사(우호적 투자자)로 작용하며, 자금 지원뿐 아니라 지분 구조와 인수 조건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구 전 부회장은 우선매수권을 활용해 자금 조달 방안을 모색 중이다. 아워홈 정관에 따르면 주식 매각시 다른 주주에게 주식을 우선 매각해야 한다. 즉,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이 지분 매각에 나섰기 때문에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 씨는 해당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게 되는 셈이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구 전 부회장과 구명진 씨가 함께 매각에 반대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 일방적 매각은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구 전 부회장은 어펄마캐피탈을 포함한 추가 FI의 도움을 받아 지분 결집과 동시에 한화의 전량 인수를 견제할 계획이다. 이번 FI 확보는 단순히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인수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아워홈의 경영권 및 지분 전량의 가치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화가 57.84%의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약 8600억원 규모로, 인수 주체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자체로는 자금 여력이 부족한 상태다. IMM크레딧솔루션 외에도 그룹 계열사의 지원이 동원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한화가 계열사 외부의 FI 자금을 대규모로 활용할 경우, 엑시트 전략과 수익성 확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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