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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석방 블랙홀'에 존재감 사라진 비명 잠룡들…"李만 보여"

한광범 기자I 2025.03.11 15:29:56

민주, 장외집회 등 '조기 탄핵 선고'에 당력 총동원
'개헌·원샷경선 촉구 공세' 비명 잠룡들 '투쟁 집중'
사라진 조기대선 모드…"尹이 이재명 흑기사 됐다"

비명계 3김으로 통하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조기 탄핵’으로 투쟁 방향을 전환하며 조기 대선을 준비 중이던 비명(非이재명)계 잠룡들의 존재감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반면 당 안팎에서 개헌과 오픈 프라이머리 동참 압박을 받던 이재명 대표는 다시 대여투쟁 중심에 서며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대통령이 석방된 후 윤 대통령 조기 파면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검찰에 대한 공세를 높이며 조속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윤 대통령에 대한 조속한 파면을 촉구하기 위해 활동 거점을 국회에서 광화문으로 이동했다. 시민들과의 연대가 쉬운 장소를 택한 것이다.

민주당은 광화문에서 천막 농성도 진행한다. 민주당이 천막 농성을 하는 것은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2013년 서울광장 천막 농성 이후 11년 만이다. 소속 의원들도 단순히 집회 참석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여투쟁에 동참하고 있다. 이날 하루 동안만 4선 의원 13명, 상임위원장 11명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에 윤 대통령에 대한 조속한 파면을 촉구했다.

범야권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 소속인 박수현·민형배·강득구·김준혁 의원은 윤종오 진보당 의원과 함께 이날부터 국회에서 헌재의 신속한 탄핵 인용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초선인 김문수·박홍배·전진숙 의원은 국회에서 조속한 탄핵심판 선고를 촉구하며 삭발까지 했다.

이처럼 야당이 강경투쟁으로 전환하면서 정치권의 조기 대선 분위기는 자취를 감추게 됐다. 윤 대통령의 파면을 기정사실화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던 여야 잠룡들의 조기 대선 행보도 사실상 중단된 모습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개헌’과 ‘오픈 프라이머리’ 등으로 정치권에서 협공을 받던 이재명 대표도 그동안의 방어 모드에서 벗어나 윤 대통령과 석방을 지휘한 검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당력이 ‘조기 탄핵 선고’에 집중되면서 이 대표는 자연스럽게 대여투쟁의 중심에 다시 놓이게 됐다. 이로 인해 이 대표에게 공세를 펴던 민주당 비명계 잠룡들의 당내 입지는 급격히 좁아졌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집회 동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인 시위,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단식 농성에 나서는 등 대여투쟁에 동참하고 있지만, 이 대표의 그늘을 벗어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 전까지 민주당 비명계 잠룡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 출신인 조응천 전 개혁신당 의원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석방으로) 대표적인 비명계 주자들도 (당의 방침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윤석열이 이재명의 흑기사가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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